[월드컵 브리핑]日 스포츠지, 한국응원단에 어시스트 상

  • 입력 2002년 7월 1일 01시 05분


○…경기 시작 1시간반 전인 오후 6시반경부터 요코하마경기장에서는 월드컵 폐막을 기념하는 행사가 30여분간 펼쳐져 관중이 박수 갈채. 자원봉사자들은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32개 참가국 대형 국기를 그라운드에서 흔들며 흥을 돋우었고 한국과 일본 가수 6명은 월드컵 관련 노래를 양국어로 함께 부르며 공동개최국 국민의 우의를 과시. 한편 이날 행사는 일본 측이 서울 개막전 행사를 “공동개최국 일본을 배려하지 않고 한국색이 너무 짙었다”고 비난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후지산,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 마쓰리(일본 전통 축제), 닌자 등 일본의 상징물을 총동원한 일본색 일색으로 구성.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아동기금(UNICEF)은 이날 폐막행사의 하나로 수십명의 어린이들을 등장시켜 어린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보호, 사랑을 주제로 한 ‘SAY YES FOR CHIELDREN’ 행사를 갖고 어른들의 큰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기도.

○…수천명의 독일 축구팬과 일본인 다수가 가담한 브라질 축구팬들이 스탠드를 마주 보고 자리잡은 채 잠시도 쉴 새 없이 열띤 응원전을 펼쳐 경기장 분위기는 한껏 고조. 노란색 셔츠를 입은 브라질팬들은 삼바 리듬에 맞춰 국기를 흔들고 춤을 추며 ‘브라질’을 연호하면서 흥겹게 응원을 펼친 반면 독일 응원팀은 목청껏 ‘도이칠란트’ 구호를 외치며 박수를 치면서도 흐트러짐이 없어 양국민의 대조적인 성격을 노출. 일본 관중은 호나우두 히바우두 등 인기스타를 보유한 브라질팀을 성원하는 사람이 많아 관중석은 노란색 브라질팀의 셔츠로 거의 물든 상태.

○…이날 결승전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일본의 아키히토 천황, 고이즈미 준이치로 수상,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 등 각국 정계 인사 외에도 브라질의 펠레,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워,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등 현역 시절 월드컵을 제패했던 왕년의 대스타들이 귀빈석에서 경기를 관람해 눈길. 특히 베켄바워는 각국 취재기자로 붐비는 기자실에 잠시 들러 얼굴을 아는 독일의 스포츠전문기자와 악수를 나눠 눈길.

○…30일 일본의 스포츠닛폰지는 재미삼아 월드컵대회의 각 부문상 수상자를 독자적으로 선정해 발표했는데 ‘한국 응원단’을 어시스트 부문 수상자로 선정. 한국팀 4강 진출의 좋은 성적은 ‘12번째 선수’로 일컬어지는 응원단의 힘, 그 중에서도 특히 열렬한 거리응원의 힘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냐고 해석. 또 감독상에는 돈을 미리 받고도 제때 경기장 입장권을 발행해주지 않는 등 입장권 판매대행 업무를 형편없이 한 영국의 바이롬사를 선정해 FIFA의 감독 부재를 꼬집기도. 득점왕으로는 단 1골만을 기록한 잉글랜드팀의 데이비드 베컴을 선정했는데 이는 그가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의 마음을 ‘득점’했기 때문이라고.

○…98년 프랑스대회 때까지는 결승전이 끝난 뒤 우승컵을 FIFA 회장이 귀빈석에서 우승국 팀 주장에게 전달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그라운드에 내려가 직접 수여해 눈길. 블래터 회장은 이에 앞서 29일 대구에서 있은 3, 4위전 시상식도 그라운드에서 가졌는데 이같은 FIFA의 변화는 ‘귀빈석 전달’을 과거와 달리 권위적이라고 비판하는 소리가 커졌기 때문으로 관계자들은 분석.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관계자들은 월드컵 대회를 계기로 경기장을 찾는 축구팬이 늘어날 것으로 기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간 J리그에서 뛰었으나 월드컵대회 도중 활약상 덕택에 해외이적설이 나도는 선수가 많아 축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걱정. 또 이번 대회를 통해 테크닉이 뛰어난 외국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직접 보고 ‘고단위 자극’을 받은 축구팬들이 혹시라도 J리그 수준에 실망해 이탈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등 월드컵 이후를 걱정. J리그 1부는 7월 13일 재개돼 8월 17일까지 한달여 동안 각 팀이 7시합씩 소화할 예정.

요코하마〓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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