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거스 히딩크 감독과 송종국 김남일 박지성 등의 새 피로 4강 신화를 이뤘으며, 세네갈 영국 일본은 외국인 감독을 영입해 좋은 성적을 올렸다. 반면 프랑스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등은 화려했던 과거의 스타플레이어만 믿다가 예선탈락의 불명예를 쓰고 돌아 갔다.
4월 중순부터 3개월째 ‘돈가뭄’에 시달리는 증시가 ‘새 피’에 목말라 하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9조6245억원(6월28일 기준)으로 올해 최대치보다 3조1104억원이나 줄었다. 5월에 1조411억원이나 늘었던 주식혼합형 수익증권은 6월 중(1∼26일)에 162억원 감소했고, 머니마켓펀드(MMF)도 6월 중 1조907억원 줄었다.
믿었던 수출은 6월 중 0.5% 늘어나는 데 그쳤고 D램 가격은 언제 오를지 감감하다. 기업 이익도 3·4분기부터는 당초 예상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아지고 있다. 미국 통신회사 월드컴의 분식회계로 미국의 경영투명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남미의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은 높아지고 있다.
월드컵 우승에는 골 결정력이 뛰어난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한 것처럼 종합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었을 때는 ‘새 피’가 있었다. 89년에는 85년부터 시작된 무역수지 흑자와 그에 따른 풍부한 자금, 94년에는 D램 가격 급등, 99년에는 50조원에 이르는 시중자금의 증시이동 등이 그것.
외국인이 6월24일부터 5일간 2008억원어치 순매수를 보여 새 피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외국인에만 의존해서는 추가상승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연기금 생명보험 등 기관의 주식매수가 늘어나고(유동성 보강), 미국 증시가 안정되며(투자심리 호전), 월드컵으로 흐트러졌던 분위기를 다잡는(펀더멘털 개선) 등의 새 피가 더 있어야 한다.
월드컵 4강에서 보여줬듯 새 피는 뜻만 있으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새 피를 얼마만큼 많이 만들어 증시에 투입하느냐. 앞으로의 주가 흐름은 바로 그것에 달려 있다.
홍찬선 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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