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대치동 센추리21공인 이병덕 사장은 “전세를 얻겠다는 사람이 없어 매물만 쌓이고 있다”며 “작년 같으면 이미 보름 전에 이사철이 시작됐겠지만 올해는 월드컵 때문에 연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우성공인 관계자도 “7월 초에 휴가를 계획 중인 중개업소가 있을 정도로 거래가 한산하다”며 “임시공휴일인 1일만 해도 상당 수의 중개업소가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대치동 일대는 전국에서도 이사철이 제일 빨리 시작되는 곳. 6월 중순이면 먼저 매물을 확보하려는 발빠른 수요자들로 인해 중개업소가 북새통을 이루는 게 정상이다.
이에 따라 통상 전세계약이 6월 말에 체결되기 때문에 지금쯤이면 새로운 세입자를 골라 재계약을 해야 한다.
기존 세입자와 계약을 연장하면 되지만 그나마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2년 전과 비교해 강남 전세금이 너무 많이 올라 기존 세입자들이 껑충 뛴 보증금 차액을 부담하기가 쉽지 않은 때문.
대치동 삼성아파트 33평형의 경우 2년 전 전세보증금이 2억원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3억2000만원에 이른다.
센추리21공인 이 사장은 “이 같은 소강상태가 보름 정도만 지속되면 집주인과 기존 세입자간에 전세 분쟁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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