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北지원 비료대금…민화협-옥수수재단 법적분쟁

국제옥수수재단(이사장 김순권·金順權 경북대 교수)이 북한에 지원한 비료 대금을 받기 위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를 상대로 낸 채권 가압류 신청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서울지법 민사53단독 정준영(鄭晙永) 판사는 4월 옥수수재단이 민화협의 사무실 월세 보증금과 예금통장 등에 대해 낸 3억여원의 채권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

옥수수재단 김 이사장은 지난해 2월 “옥수수재단은 99년 4월 북한에 전달한 비료 1000t의 대금 3억3000만원을 민화협 측의 요청으로 대납했는데 민화협이 비료 대금을 갚지 않을 경우 재단 기금이 고갈돼 북한에서의 옥수수 파종 사업을 전면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었다. 민화협 측은 “김 이사장이 비료를 북한에 전달할 당시에 재정 지원을 요청해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전했고 이후 옥수수재단이 비료 포대에 ‘민화협’ 명칭을 써넣었을 때에도 빼달라고 요구했다”며 김 이사장의 주장을 반박했었다. 옥수수재단은 98년 9월 민화협이 출범할 당시에 민화협 회원으로 참여했으며 가압류 신청을 낸 뒤에도 회원 탈퇴 신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98년 1월부터 여러 차례 북한을 오가며 남한에서 개량한 옥수수 종자를 파종, 현지 적응시험을 해왔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