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하락장 투자원칙 "주가보다 기업에 집중하라"

  • 입력 2002년 7월 1일 18시 55분


“주가 폭락은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즉 바겐세일과 같은 것이다.”

가치주 장기투자로 최근 증시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서울대 투자연구회가 하락장을 새로 규정한 독특한 시각이다.

물론 주가가 매일 오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 세상에 그런 증시는 없다. 정말 훌륭한 투자자는 주가가 폭락하는 하락장에서 빛을 발하기 마련. 주가가 급락했다고 낙담해 이성을 잃고 마구잡이로 투매를 하거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무리한 투자에 나선다면 최근 같은 침체장을 이겨낼 수 없다.

▽원칙1,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 것〓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시장 전체의 상황이 아니라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의 수익률이다. 종합주가지수가 오른다고 모든 사람이 돈을 버는 게 아닌 것처럼 지수가 하락한다고 모든 종목이 하락하는 게 아니기 때문.

보유 종목이 시장 악재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면 팔아야겠지만 이유 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주가가 떨어진 것이라면 매도는 삼가야 한다. 이런 종목은 빠른 시간 안에 용수철처럼 다시 주가가 튀어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

미국 증시에서 윈저펀드를 31년간 운영한 ‘가치투자의 달인’ 존 네프도 1987년 매수한 씨티은행 주가가 4년 동안 하락하는 고통을 겪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는 길고 고통스러운 기간을 확신 속에 참아냈고 결국 씨티은행 주가는 1996년 100달러를 넘어섰다.

장영수 동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하락장일수록 보유 종목 성격을 꼼꼼히 점검한 뒤 매도 혹은 보유 여부를 결정해야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원칙2, 주가가 아니라 기업에 집중할 것〓주가가 가장 낮을 때 사서 가장 높을 때 파는 것은 모든 투자자의 꿈. 그러나 이렇게 할 수 있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 주가가 하락하면 “지금이 사야 할 때”라는 긍정적인 생각보다 ‘더 떨어질 것 같다’는 두려움이 엄습하기 때문.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가가 아니라 ‘기업 자체’에 집중하는 것. 기업을 연구하고 사업 내용과 전망에 확신이 생기면 주가가 하락중이라도 매수할 용기가 생긴다.

남들이 팔 때 주식을 사서 큰 수익을 올린 ‘저점매수 고점매도’의 고수들의 전설은 운이 아니라 충실한 공부를 통한 기업에 대한 확신이 가져다 준 노력의 열매라는 지적.

서울대 투자연구회 김민국 회장은 “주가 하락으로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싸진다면 투자는 오히려 더 안전해진다”며 “예측이 불가능한 매일의 주가에 매달리며 일희일비하기보다 분석이 가능한 기업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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