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2002한일월드컵경기 터키와의 3, 4위전이 있던 날 온 국민이 마지막 축제분위기에 흠뻑 빠져 있었고 세계의 이목 또한 한국에 집중되어 있는 때에 느닷없이 북한의 군함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 우리 군으로서는 정부와 군 수뇌부의 어정쩡한 명령에 따르느라 적 군함이 경계를 넘어 다가와도 정면도 아닌 옆구리로 진로를 막았다. 적에게 함정의 급소를 송두리째 드러내 주고 만 것이다. 이미 작정하고 넘어온 적은 포탄 3발로 간단히 급소를 명중시켜 고속정을 격침시켰고 아군 24명을 사상케 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다. 오늘 아침 전철에서는 등산을 마친 노인 네 분이 이번 사건을 두고 “돈 쌀 비료 주었더니 배불리 먹고서 무기를 장만해 우리를 죽여!” “거지에게 동냥을 주었더니 인사 대신 칼이냐”는 등 울분을 터뜨리고 있었다. 대북정책을 주도하는 정부 관계자들은 이 같은 노인들의 분노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