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인터넷에 오른 한 증권 관련 유머다. 증시는 큰돈이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매 순간이 살얼음판 같지만 그 와중에 시름을 잊고 한바탕 웃을 수 있는 유머도 적지 않다.
지난달 26일 종합주가지수가 50포인트 이상 폭락하자 증권가에는 ‘도망주 테마’라는 우스개가 등장했다. 다음날 주식 애널리스트 및 브로커들이 항공편으로 대거 서울을 떠나 도망갈 가능성이 높아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실적 및 주가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게 테마의 내용.
여기에 “주가 폭락이 계속될 경우 노끈 쥐약 식칼 만드는 회사를 묶어 ‘자살 수혜주’가 나올 수 있으니 대비하라”는 보충설명도 덧붙었다.
1960년대 미국 증시에서는 회사 이름에 ‘트로닉스(tronics)’만 붙으면 무조건 주가가 급등해 이를 ‘트로닉스 붐(tronics Boom)’이라고 불렀던 성장주 열풍 장세가 있었다. 당시 월가에서는 “‘마더스 쿠키(mother’s cookie·쿠키 만드는 회사)’가 곧 사명을 마더트론스 쿠키트로닉스(Motherstron’s Cookitronics)라고 바꿀 예정이며 주가도 10배 이상 뛸 것”이라는 우스개가 나돌았다. 실제로 당시 구두끈을 만들던 회사 슈레이스(shoelaces)가 사명을 ‘일렉트로닉스 앤 실리콘 퍼스-버너스(Electronics And Silicon Furth-Burners)’라는 몹시 어려운 이름으로 바꾼 후 주가가 급등한 사례가 있기도 했다.
지난주 유행한 월드컵과 관련한 증시 유머 한 가지. 한국-독일 4강전이 열리던 지난달 25일 한 투자자가 객장에서 친구에게 문득 생각난 듯 물었다. “이봐, 클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그랬더니 자칭 우량주 장기투자를 지향한다는 그 친구의 대답.
“난 그런 이름 없는 장외시장 종목은 거래 안 해.”
물론 클로제는 장외시장 주식이 아니라 독일 축구선수 이름이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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