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더 이상 악몽은 없다”

  • 입력 2002년 7월 2일 18시 28분


이름과 실력이 항상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올시즌 프로야구에선 명성과 연봉에 비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 선수들이 많았다. 전반기 마감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올해 이름값을 제대로 못한 ‘워스트 5’를 꼽아봤다.

▽신윤호(LG)〓지난해 투수 3관왕을 차지하며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부활. 하지만 지난해의 부귀영화가 한낱 꿈이었을까. 1년만에 다시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다. 시즌성적 1승2패1세이브에 평균자책 6.14.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부상 등으로 조짐이 안좋더니 영 공이 시원치 않다. 더구나 LG의 ‘원조 수호신’ 이상훈이 미국에서 컴백, 마무리 자리를 맡으면서 설 자리도 없어졌다.

▽양준혁(삼성)〓우여곡절 끝에 자신을 버렸던 고향팀 삼성유니폼을 다시 입은 양준혁. 자유계약선수 최대어답게 뭔가 보여주려 했지만 방망이 끝이 예전같지 않다. 타율 0.266(229타수 61안타) 9홈런 36타점. 10년연속 3할타율 기록달성도 위태하고 시즌전 삼성과 맺은 ‘마이너스 옵션(기준성적에 못미칠 경우 연봉을 반납하는 것)’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김기태(SK)〓다들 ‘하향세’라고 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종횡무진 활약하자 고향팀이나 마찬가지인 SK에서 ‘제2의 전성기’를 이루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뚜껑을 열자 타율 0.200의 빈타에 4홈런 23타점. 그가 전반기 동안 때려낸 안타가 25개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천하의 김기태’도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 없는 모양.

▽손민한(롯데)〓롯데 꼴찌 추락의 직접적인 원인. 지난해 15승을 따내며 다승왕을 차지, 이제 ‘손민한 시대’가 열리나 싶었는데 실망만 안겨줬다. 2승7패에 평균자책 4.19. 가라앉은 팀분위기에다 타선 지원도 제대로 안되니 던질 맛이 안나는 건 이해하겠는데 그래도 에이스라면 뭔가 달라야 하지 않을까.

▽김태균(한화)〓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천하 장사’. 한화 이정훈코치는 “힘하나만큼은 국내 선수 가운데 최고”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올해 성적은? 홈런 2개에 14타점, 타율은 0.242(149타수 36안타)에 그치고 있다. 무엇보다 수비가 제대로 안되는 게 치명적이다. 3루와 1루를 오가는 등 딱히 정해진 포지션이 없다. 수비불안은 타격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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