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환율하락 등 여러 정황을 따져볼 때 한국을 떠나지는 않았다는 게 정설.
최근 이 중 일부가 채권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4월 이후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례적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김범중 연구위원은 7일 “이제까지와는 달리 주식과 채권을 투자의 ‘대체재’로 여기는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급증한 국채 선물 투자〓올 1월 외국인의 ‘국채 선물 순매수 평균 잔고’는 1552계약에 불과했다. 그 수준에서 맴돌던 월평균 잔고는 5월엔 5031계약, 6월엔 1만3476계약(계약당 1억원)으로 치솟았다.
김 연구위원은 “국채 현물은 대부분 장외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장내거래인 국채 선물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며 “동일한 시점에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와 채권 순매수가 급증한 것은 양 시장을 대체관계로 본다는 증거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금리도 좌우한다〓외국인 국채선물 순매수 잔고는 시장 전체의 40%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으며 일부에선 이를 바탕으로 시장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영투신운용 지영걸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채권 딜러들은 하반기엔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국채 선물을 매도했다”며 “반대로 예상한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급증(채권값 상승)하면서 금리 하락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상반기에 국고채 3년물의 금리가 5%대까지 떨어진 것은 지나치게 급락한 수준이라는 것.
▽만만찮은 반론〓한편에선 국채 선물을 살 때는 계약원금의 1% 수준의 증거금만 필요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을 떠난 자금이 모두 채권시장으로 옮겨갔다고 보기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 삼성투신운용 박성진 선임연구위원은 “국채 선물에 투자할 수 있는 외국인은 홍콩에 거점을 둔 헤지펀드이며 이들은 국내 외국인투자자의 주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차현진 과장도 “국채 선물에 투자한 외국인은 현물없이 선물에만 투자하는 전형적 투기 세력”이라며 “주식시장의 ‘투자자’와는 다른 주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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