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의 증시산책]‘錢爭’서 이기려면 ‘4G’를 갖춰라

  • 입력 2002년 7월 7일 17시 26분


18세기 프로이센의 몰트케 원수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4G가 꼭 필요하다고 갈파했다. 4G란 독일어로 돈(Geld) 생각(Gedanken) 인내(Geduld) 행운(Gluck)의 머리 글자를 뜻한다.

증시도 총성은 없지만 죽느냐 사느냐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 전쟁터인 만큼 4G가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다.

우선 주식투자를 하려면 적정 수준의 여유자금이 있어야 한다. 원본이 너무 적으면 분산투자를 통한 위험관리가 불가능해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낫다. 1000만∼1억원 정도의 여유자금은 주식투자를 하는 최소한의 준비물이다. 돈을 빌려서는 주식투자를 하지 말아야 한다. 92년 8월의 금융실명제 전격실시나 2001년의 9·11테러 때처럼 급작스러운 악재로 인해 주가가 폭락했을 때 여유자금으로 투자한 사람은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지만 빚으로 산 사람은 헐값에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

둘째, 상상력이 뛰어나야 한다. 바둑에서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생각하고 두느냐, 두고 생각하느냐에 있다. 주식투자에서도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것의 영향을 생각해 보고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과 무작정 정보에 기웃거리며 투자하는 사람의 성적표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번 월드컵대회에서 무명의 송종국이 피구와 비에리 같은 세계 최고 선수들의 발을묶어놓을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의 동작을 미리 연구하고 다음에 행동을 취할지를 예측하는 ‘생각하는 축구’ 덕분이었다고 한다. “상상력이 지식보다 중요하다”고 한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주5일 근무제가 되면 혜택을 볼 수 있는 기업이 어디인지를 생각할 수 있으면 남보다 한발 앞서 유망종목을 싸게 살 수 있다.

셋째, 참고 또 참아야 한다. 증시가 하락추세일 때는 저가매수의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하며, 대세상승 때에는 섣부른 차익실현의 권고를 거절해야 한다. 현금을 장기보유하고 있을 수 있고, 상승의 끝을 기다릴 수도 있는 사람이 결국 이긴다.

넷째, 운이 따라야 한다. 귀신도 맞히기 어렵다는 주가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포커에서 패가 안 뜨는데 계속 베팅하면 돈을 금세 잃는다. 물이 들어올 때까지는 노를 저어서는 안 된다.

홍찬선 경제부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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