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각 지역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개발계획(지구단위계획)이 백지화된 경기 과천시 아파트 매매가는 평당 1600만원가량을 지키고 있다. 원문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이 경기도 심의에서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장 급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장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고 전했다.
현재 주공 3단지 13평형은 2억1500만∼2억2000만원, 15평형은 2억5500만∼2억6000만원. 6월 말과 같은 수준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도 마찬가지. 재건축 용적률 상한선이 당초 기대보다 50% 이상 하락한 200%로 결정돼 가격이 떨어질 게 확실시됐지만 3주째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통일공인 관계자는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종전과 다른 점일 뿐 가격이 떨어지거나 투매현상이 벌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최근 지구단위계획이 반려된 서울 고덕지구와 둔촌지구 등 20여 곳 시세도 특별한 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파트 값이 예상 밖의 탄탄한 가격 저항선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재건축 자체가 전면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민들의 확신 때문. 용적률 등 재건축 요건을 놓고 지자체와 현지 주민간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낡은 아파트를 방치할 순 없다는 것. 더구나 이르면 6개월 안에 다시 지구단위계획을 제출할 수 있어 재건축 가능성은 그대로인 셈이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사업기간이 길어져 금융비용을 감안한 수익성이 다소 떨어질 수는 있지만 재건축 차액을 고려하면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며 “가격 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단기간에 큰 변동을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