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광환 감독은 노장들을 철저히 믿는 스타일. 중요한 경기에선 베테랑들 위주의 라인업을 구성하고 평소에도 노장들을 많이 중용한다.
이와 정반대의 스타일이 바로 SK 강병철 감독. 그는 ‘젊은 피’들을 믿고 꾸준히 내보낸다. 때문에 종종 고참들의 불만을 사기도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점점 쌓아질 때는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팀 창단후 첫 5연승으로 ‘고공비행’하고 있는 지금의 SK가 바로 그런 경우다. SK 마운드는 온통 ‘젊은 피’ 일색. 신인이나 프로 2년차 투수들이 마운드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영파워’의 기수는 2년차 채병룡(20)과 신인 제춘모(20). 둘다 145㎞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는 정통파 투수다.
채병룡은 신일고를 졸업한 지난해 타자로 입단했다가 투수로 전향한 케이스. 신일고 시절 투타에 모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그는 프로에서 투수로 전념한뒤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지난해 2군에서 기량을 가다듬은뒤 올시즌 전격적으로 선발투수진에 합류, 6승6패 평균자책 3.55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엔 병역특례자로 4주 군사교육을 받기 위해 군에 입대한 팀의 기둥투수 이승호를 대신해 마무리 투수로 변신, 3경기 연속 세이브를 따냈다.
2차 1순위 지명투수인 루키 제춘모는 1m91, 82㎏의 뛰어난 신체조건에서 뿜어지는 직구의 위력이 뛰어난 유망주. 아직 ‘미완의 대기’지만 선발로 시즌성적 5승4패 평균자책 4.42를 기록하며 갈수록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신인 선발투수 윤길현(19)과 2년차 중간계투요원 오승준(20)도 쏠쏠한 활약으로 팀에 커다란 보탬이 되고 있다. 이들 4명이 올해 거둔 승리를 합하면 15승. 팀이 거둔 31승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강병철 감독은 “올해보단 내년, 내년보다 내후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들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내심 올 포스트시즌까지 가길 기대하고 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