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장은 “은행업무상 퇴근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비상대기해야 할 때가 많아 직접 참석해야하는 야간대학원을 다니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온라인 교육은 자기가 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낮이든 밤이든 언제든지 시간을 내 공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부하려는 필요와 욕구는 있는데 막상 회사 사정 때문에 시간을 내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사이버 교육기관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교육부가 인정하는 정식 학점이나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사이버 교육기관도 늘어나는 추세다.
석사과정 이상으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운영하는 사이버KAIST, 아주대가 운영하는 사이버MBA 등이, 학사과정으로는 한국디지털대학(KDU),방송통신대학 등이 있다. 이들은 공식 학력도 높이고 직무의 전문성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일석이조’ 교육기관인 셈이다.
이밖에 삼성멀티캠퍼스처럼 공식 학점으로는 인정되지 않지만 쟁쟁한 교수진을 영입해 전문교육을 실시하는 온라인 교육기관도 있다.
온라인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공부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자유스럽다는 점. 현대해상화재보험 입사 7년차인 이승엽 대리(33)는 사이버KAIST 2학기째다. 이 대리는 주로 집에서 공부하는 스타일. 초고속 인터넷망을 깔아두고 평일에 하루 한시간 정도 공부하고 주말에 몰아서 빠진 부분들을 듣고 과제물도 처리한다. 가족들이 때로 불평을 하지만 남편의 ‘몸값 올리기’인지라 눈감아주는 편이다.
기업들도 대체로 사이버 직원교육시스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현대해상 인사팀 김민식 과장은 “사이버교육은 직원이 업무와 교육을 병행할 수 있어 회사로서도 인적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제일제당 총무파트의 김통정 대리(37)는 한국디지털대학에서 언론영상학을 공부하고 있다. 김 대리는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대중문화 심리학 등을 공부하는데 힘들기는 하지만 생활에 긴장감을 주는 것 같다”며 “재미도 있고 학점을 쌓으면 교육부가 인정하는 학위를 딸 수 있어 평생교육차원에서 계속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딴 학위가 헤드헌팅 전문가들이 몸값을 평가하는 데 핵심적인 ‘학벌’조항은 아니다. 그러나 실무에다 이론적인 전문성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은 아주 높다.
헤드헌팅업체 인커리어의 박운영 이사는 “사이버교육기관에서 힘들게 학위를 딴 사람은 최소한 자기계발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성실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이는 인재 소개나 최종 채용 결정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될 수 있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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