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의 무덤’으로 변한 윔블던 남자단식에서 최후의 승자는 톱시드 레이튼 휴이트(21·호주)였다.
8일 영국 런던 인근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최고 권위의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 세계 랭킹표에서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으면서도 ‘무늬만 1위’가 아니냐는 혹평을 들었던 휴이트는 28번 시드 다비드 날바디안(20·아르헨티나)을 3-0(6-1, 6-3, 6-2)으로 가볍게 눌렀다.
상위 시드 배정자 16명 가운데 무려 14명이나 16강 진출에 실패한 이번 대회에서 휴이트는 이변의 태풍을 잠재우며 끝까지 살아남아 진정한 최강으로 인정받았다. 휴이트의 정상 등극은 윔블던 도전 4번째 만이며 지난해 US오픈 이후 메이저 2승 달성. 우승상금은 79만8000달러.
윔블던 결승치고는 싱거운 승부였다. 그도 그럴 것이 사상 첫 출전한 윔블던에서 결승까지 오른 날바디안은 역시 처음으로 밟아본 센터코트에서 주눅이 들어 제 기량을 다 발휘할 수 없었던 것.
휴위트는 위닝샷 숫자에서 날바디안에게 30-12로 크게 앞섰고 실책에서는 25-41로 역시 우위를 보였다. 이에 따라 1984년 존 매켄로가 지미 코너스(이상 미국)를 꺾고 우승할 때 내준 4경기 이후 가장 적은 6경기를 빼앗기고 패권을 안았을 만큼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경기가 끝난 뒤 코치, 같은 테니스 선수인 애인 킴 클리스터스, 부모와 잇달아 포옹을 한 휴이트는 “믿어지지 않는다”며 “윔블던 우승의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고 기뻐했다.
화려한 외모, 클리스터스와의 뜨거운 관계 등 경기 외적인 화제를 뿌린 휴이트는 이번 우승을 계기로 명실상부한 최고 스타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한편 여자복식 결승에서는 비너스 세레나 윌리엄스 자매(미국)가 올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파올라 수아레스(아르헨티나)-버지니아 루아노 파스쿠알(스페인)조를 2-0으로 꺾고 2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동생 세레나는 단식에 이어 2관왕을 장식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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