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홈런왕 ‘3+1’파전

  • 입력 2002년 7월 8일 18시 25분


이승엽
갈수록 흥미진진하다. 자고 나면 순위가 뒤바뀌는 프로야구 홈런레이스 얘기다.

한화 송지만(28개) 삼성 이승엽(27개) 마해영(26개) 등 1위부터 3위까지 나란히 1개차로 늘어서 있다. 여기에 복병으로 ‘헤라클레스’ 현대 심정수(24개)까지 가세했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까?

▽시즌 최다홈런이 눈앞에 보인다〓99년 삼성 이승엽은 전국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며 54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당시 전문가들은 “향후 10년간 깨지기 힘든 기록”이라고 했다. 하지만 불과 3년만에 신기록 달성 가능성이 높아져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홈런선두인 송지만은 69경기에서 28홈런을 뽑아냈다. 2.46경기당 1개를 때려내는 이런 페이스라면 133경기를 소화했을 때 정확히 54개가 가능하는 계산.

1개차로 뒤져 있는 이승엽은 2.67경기당 1개로 예상홈런은 50개.

99년 이승엽이 홀로 독주한 것과 달리 올시즌엔 경쟁자들이 치고 받는 형국이라 더욱 많은 홈런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스타일 분석〓송지만은 기본에 충실한 홈런타자다. 안정된 타격자세가 장타의 비결. 타석에 두 다리를 박아놓듯 탄탄한 하체에서 홈런이 만들어진다.

이승엽은 물 흐르듯 유연한 타격폼이 장점. 스윙의 매카니즘이 이상적이다. 마해영은 공이 와서 맞는 임팩트 순간 방망이에 힘을 싣는 능력이 뛰어나고 보디빌더형 몸매를 자랑하는 심정수는 힘이 장사다.

평균비거리에서 심정수는 무려 123m로 4명의 선수 가운데 최장거리를 자랑한다.

홈런방향을 보면 이승엽은 좌-중-우 각 9개-8개-10개로 당겨치기와 밀어치기를 자유자재로 한다. 반면 심정수는 오른쪽 홈런이 2개밖에 없고 17개가 좌측으로 나가 철저한 ‘풀히터’. 이승엽은 주자있을 때 터진 홈런이 16개나 돼 ‘영양가’가 높았다.

▽향후 변수〓팀성적은 이들의 홈런레이스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결정적인 변수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사활을 거는 팀에 속해 있다면 홈런을 노리기 보다 팀배팅에 주력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팀이 중하위권에 처져 있는 현대 심정수와 한화 송지만 보다는 무난한 4강전력 삼성의 이승엽 마해영이 유리하다.

하지만 삼성은 최근 간판타자인 이 둘의 동반부진으로 6연패에 빠져 있어 그리 느긋한 상황이 아니다. 후반기 체력유지도 변수. 송지만은 2000년 전반기에 이승엽과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홈런 레이스를 펼치다 후반기에 주저앉은 경험이 있다.

누가 막판 ‘몰아치기’에 능하느냐도 홈런킹의 향방을 좌우할 열쇠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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