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러 출판사들이 앞다투어 추리소설 시리즈를 펴내고 있다. 셜록 홈스 시리즈는 한동안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을 정도. 영국의 ‘셜록 홈스’와 프랑스의 ‘뤼팽’이 벌이는 팽팽한 대결은 21세기 한국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은 선과 악을 함께 지닌 인물. 성(城)이나 상류층이 이용하는 살롱을 주로 터는 이상한 신사다. ‘전리품’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라틴어를 비롯해 각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예술품을 보는 수준 높은 식견이 있어 모조품일 경우 소장자에게 친절히 일러주기도 한다.
열렬한 애국자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 뤼팽은 독일인에 대한 적개심을 보이기도 하고, 셜록 홈스를 상대역으로 희롱하기도 하는 등 출간 당시 프랑스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와 비교하며 읽는 것도 재미를 더해줄 듯 싶다. 편집증적으로 사건에 골몰하는 홈스와 달리, 탐정의 추격조차 즐기는 로맨티스트 뤼팽에게서는 활기마저 느껴진다.
연말까지 모두 19권으로 완역 출간할 예정인 도서출판 까치의 ‘아르센 뤼팽 전집’의 5권 ‘수정마개’가 최근 출간됐다. 이 뤼팽 전집은 국내 최초의 완역본. 삽화는 모두 프랑스에서 출판할 당시 사용됐던 그림들이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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