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용맹한 무장서 부-의리의 神으로 ´관우´

  • 입력 2002년 7월 12일 17시 40분


◇관우/이마이즈미 준노스케 지음 이만옥 옮김/372쪽 1만3000원 예담

삼국지의 주인공은 유비(劉備)와 제갈량(諸葛亮)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촉나라의 무장이었던 관우(關羽·?∼219)라는 인물에 더욱 매력을 느낀다. 뛰어난 무예 실력은 물론 동료에 대한 의리와 배려 등 인간적인 풍모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2세기 후반에서 3세기 초반까지 60여년을 살다간 관우의 흔적을 찾아간다. 충의(忠義)의 대표적 인물인 관우가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날까지 중국 민중이 추앙하는 ‘신’으로 자리잡게 된 과정을 현지 취재와 연구자료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홍콩의 한 경찰서에는 사건이 발생하면 현장에 출동하기에 앞서 독특한 행사가 열린다.경찰서 안에 모시고 있는 관우상에 절을 하며 조기 해결을 기원하는 것. 특히 신용과 이익을 중요시하는 상인들은 관우를 부와 의리를 지켜주는 재신(財神)으로 각별히 모시고 있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는 “관우가 그동안 (조조로부터 받은) 금은보화를 일일이 봉해 곳간에 집어넣고…”라고 묘사해 그의 ‘성실성’과 ‘정직성’을 짐작케한다. 이밖에도 관우는 조조로부터 무언가를 받을 때마다 날짜와 품목을 일일이 장부에 기록했고, 뛰어난 암산 능력을 갖고 있는 등 탁월한 경영자였음을 밝힌다. 저자는 서문에서 “관우가 역사서나 소설에서 미화된 부분이 있지만 충성과 인의의 표본이자 멋진 수염을 휘날리며 적진을 누볐던 장수를 다시 보는 리포트를 쓰고자 했다”고 적었다.

1800여년전의 인물이지만 관우가 보여준 인간에 대한 믿음과 경영철학은 현대인들에게도 교훈으로 다가온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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