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민영화 입찰을 통해 KT 1대주주로 떠오른 SK텔레콤은 12일 임원회의를 열어 KT의 EB 전량을 다음주 초에 국내 기관투자가 및 전략적 투자가(대기업)에 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KT 지분은 원주(原株) 9.55%로 낮아진다.
SK텔레콤의 이번 EB 매각 결정은 지분 맞교환(스와프)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여온 KT 사장 출신 이상철(李相哲) 신임 정보통신부장관이 취임한 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어떻게 누구에게 파나〓KT EB 1.79%의 매각 가격 총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시장가격에 프리미엄을 더한 3400억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4월 말 KT EB를 주당 5만9400원(총 3320억원)에 사들였다.
SK텔레콤은 EB를 기관투자가 및 대기업 2∼4곳에 나눠 파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삼성을 비롯해 사업제휴가 가능한 대기업 및 증권사 보험사 등과 매각을 위한 물밑협상을 벌여 왔다.
▽줄어든 KT 경영 참여 가능성〓EB를 팔면 SK텔레콤의 KT 지분은 주식 9.55%만 남는다. 이는 KT가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 지분(9.27%)과 비슷한 수준.
SK텔레콤의 EB 매각은 이 정통부 장관이 취임 당일인 11일 “SK텔레콤의 KT 경영 참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데 따른 화답(和答)으로 풀이된다.
신영철(申永澈) SK텔레콤 홍보담당 상무는 “EB 매각으로 SK텔레콤이 KT 경영권에 관심이 있다는 일부 우려를 해소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을 둘러싼 KT와의 주식 맞교환 협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교환사채(EB)
투자자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발행사가 보유중인 다른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회사채. 전체 지분 구성에 포함된다.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라는 점에서 전환사채(CB)와 유사하나 전환대상 주식이 발행사가 아닌 다른 회사 것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