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두산, ‘호랑이 징크스’ 탈출

  • 입력 2002년 7월 12일 23시 35분


한국시리즈를 9차례나 우승한 해태 타이거즈 시절을 포함해 기아가 지난해까지 역대 팀간 상대전적에서 유일하게 열세였던 팀이 바로 두산 베어스(전 OB). 다른 팀을 상대로는 압도적인 승패로 우세를 유지했지만 두산엔 181승 9무 184패로 뒤졌다. ‘호랑이 잡는 것은 곰’이라는 얘기도 그래서 나왔다.

하지만 올 시즌엔 상황이 역전됐다. 12일 경기 전까지 기아의 두산 상대전적은 10승1무1패의 압도적 우세. 개막 3연전을 모조리 쓸어담으면서 두산을 ‘밥’으로 삼았던 기아는 최근엔 6연승 행진까지 펼치고 있었다. 사정이 이러니 두산 구단 관계자들은 “올해 기아전에서 ‘반타작’만 했다면 벌써 1위에 올라 있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쉴 만도 했다.

1, 2위간의 대결에다 두산의 ‘호랑이 징크스’로 관심을 모은 12일 프로야구 광주 기아-두산전. 두산은 “반드시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한 때문인지 초반부터 기아의 거물급 루키 김진우를 두들겨 나갔다.

2회 ‘흑곰’ 우즈가 중월 125m짜리 솔로홈런(17호)을 터뜨린 게 신호탄. 2사후 홍성흔이 좌월 1점포를 쏘아올렸고 9번 김민호가 볼넷을 얻어 다시 찬스를 만들었다. 정수근의 3루 앞 내야안타 때 기아 3루수 정성훈이 실책을 범했고 이사이 김민호가 홈을 밟아 3-0. 최경환은 가운데 적시타로 정수근을 불러들여 4점째를 올렸다.

8회에 1점을 추가한 두산의 5-1 완승. 이로써 2위 두산은 기아전 6연패의 사슬을 끊으며 최근 3연승으로 1위 기아에 3.5경기로 접근했다.

두산 선발 콜은 140㎞대의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기아 타선을 7이닝 동안 7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 시즌 8승째(3패)를 따냈다. 두산으로선 두 용병 우즈와 콜이 ‘북 치고 장 구친’ 셈.

기아는 4회 신동주의 적시타로 1점을 뽑았지만 두산 콜의 호투에 말려 무릎을 꿇었다. 3연승을 달리던 김진우는 8이닝 동안 삼진을 7개 뽑아내며 탈삼진 2위(98개)에 자리잡았으나 홈런 2개를 포함한 10안타의 뭇매를 맞고 5실점(3자책), 시즌 5패째(8승)를 기록했다.

이날 프로야구는 예비일로 잡혀져 있었기 때문에 1경기밖에 열리지 않았으나 주말인 13일과 14일엔 예정대로 각 구장에서 4게임이 펼쳐진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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