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중장기적으로 고령화에 따라 복지 의료지출이 늘고 연금지급 수요와 통일비용 지출이 크게 늘면서 한국경제의 장점인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조세연구원의 박기백(朴寄白)연구위원은 14일 '재정안정을 위한 중장기 세출구조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공적자금에 대한 재정부담으로 재정수지가 급격히 악화될 것"이라며 "국채이자율을 경상성장률과 같은 7.5%로 계산하고 국세부담률은 17%, 공적자금 관련 지급보증 채권을 99조원으로 가정할 때 국가채무가 2010년 GDP의 29.1%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에 앞서 예금보험공사 등이 갚아야할 채권액 99조원중 30조원은 회수자금으로 갚고 미회수액 69조원중 20조는 금융부문(특별예보료), 49조는 재정(국민세금)으로 갚아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열린 기획예산처 정책세미나에 발표된 이 보고서는 "향후 경제가 5% 안팎의 성장과 저물가 시대로 접어들어 세입증가율이 낮아지고 실업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복지 의료 남북협력 환경 교육 등 정부가 돈 쓸 곳이 늘어나면서 재정안정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또 "재정건전화를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SOC) 중소기업 농어촌 등 경제분야에 대한 지출을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경제분야와 관련된 융자 자본지출의 규모를 줄여야 하며 특히 융자는 직접융자 방식을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위원은 특히 "농업의 경우 면세유류와 농기자재 협동조합 자경농지 등 3조2000억원 가량의 간접지출(조세감면 혜택)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농가 보조금을 늘리는 것과 감면을 줄이는 것을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사실상 지출을 늘리는 수단이 돼온 특별회계와 기금의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래정 기자 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