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이동국-김은중, 관중 대박 “내가 원조”

  • 입력 2002년 7월 15일 17시 56분


이동국
“다시 우리 차례가 왔다.”

프로축구 K리그가 지난 주말 13만8000여명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으는 등 연일 ‘관중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월드컵 ‘태극전사’의 바람몰이에 특급 용병의 기량이 더해져 경기 내용도 수준급이라는 평가.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선수들이 있다. 몇 년전 프로축구 경기장에 처음으로 오빠 부대를 몰고온 ‘원조 오빠들’. 비록 월드컵 무대에서 뛰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인기는 여전했다. 올 시즌 K리그에서 이들 원조 오빠는 태극전사에 질세라 기지개를 활짝 켰다.

포항 스틸러스의 ‘라이온 킹’ 이동국(23)은 13일 홈 경기에서 첫 골을 신고했다. 부산 아이콘스를 상대로 경기 시작 불과 2분만에 헤딩슛으로 자신의 정규리그 첫 골을 터뜨린 뒤 “득점왕을 노리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날 이동국이 보여준 문전에서의 날렵한 몸놀림은 한때 “어슬렁거린다”는 혹평을 들었던 때와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5월초 월드컵 대표팀에서 탈락한 이후 잠시 방황한 것이 사실. 이미 4년전 98 프랑스 월드컵 대표로 활약한 경험이 있었기에 월드컵 대표 탈락의 충격은 더 크게 다가왔다. 하지만 곧바로 마음을 다잡은 이동국은 스스로도 “열심히 훈련했다”고 말할 정도로 연습에만 매달렸다. 순간 스피드와 헤딩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이날의 첫 골은 그간의 노력이 이룬 결실.

김은중

홈에서 성남 일화를 맞은 ‘샤프’ 김은중(23·대전 시티즌)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김은중은 전날 이동국이 세운 이번 대회 최단시간 골 기록을 하루만에 갈아치웠다. 전반 1분16초 만에 성남 수비수가 골키퍼에게 패스하는 공을 가로채 오른발로 골 네트를 흔든 것.

대전에서 홀로 ‘간판 스타’ 역할을 해온 김은중에게 희소식이 왔다. 대전의 ‘미남 미드필더’ 이관우(24)가 출격 채비를 끝낸 것. 김은중과 함께 대전 오빠 부대의 우상으로 꼽혔던 이관우는 올해 초 중국 전지 훈련에서 무릎과 발목을 다쳐 5개월간을 쉬었다. 최근 훈련을 재개한 이관우는 15일 무릎에 박은 철심을 제거하면서 치료를 마무리했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8월 초쯤이면 팬들 앞에 설 수 있을 전망이. 미드필드의 핵인 이관우의 가세로 김은중의 득점포는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 삼성의 ‘앙팡 테리블’ 고종수(24)도 그라운드에 나설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고종수는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수원 관계자는 “빠르면 21일 경기에 출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몸 상태가 좋다”고 전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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