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타이거 우즈(미국)가 세계 프로골프계에 등장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한 시즌에 4대 메이저대회(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를 모두 제패하는 그랜드슬램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다.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골프스타들이 총출동하는 한 시즌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기 위해서는 실력은 기본이고 ‘천운’이 따르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골프사를 짚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지금까지 그랜드슬램의 출발점인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연속제패한 선수는 고작 5명, 세 번째 관문인 브리티시오픈까지 3개대회 연속 우승한 선수는 벤 호건(1953년)이 유일하다.
호건 이후 지난해까지 무려 반세기 가까이 마스터스부터 3개대회 연속 메이저타이틀을 차지한 선수가 없었으니 그랜드슬램은 한낱 ‘꿈’에 불과했다.
아널드 파머(미국)는 1960년 브리티시오픈에서 1타차로 준우승에 그친 이후 맥이 빠져 PGA챔피언십에서는 공동 7위에 그쳤다.
잭 니클로스(미국)도 그랜드슬램을 향해 순항하던 1972년 브리티시오픈에서 리 트레비노에게 1타차로 우승을 내주며 꿈을 접었다.
그러던 중 우즈는 2000 US오픈을 시작으로 2001 마스터스까지 두 시즌에 걸쳐 4개 메이저대회를 연속 제패했다.
하지만 우즈는 세계 골프계로부터 ‘그랜드슬램’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이른바 ‘타이거 슬램’에 만족해야 했다.
과연 우즈가 세계골프사에 영원히 남을 최초의 그랜드슬래머로서 이름을 남길 것인가.
이 때문에 18일 스코틀랜드 뮤어필드골프링크스에서 개막하는 제131회 브리티시오픈의 모든 관심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골퍼’로 평가받고 있는 우즈에게 쏠리고 있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세계 프로골프 그랜드슬램 도전사 | |||||
선수 | 연도 | 마스터스 | US오픈 | 브리티시오픈 | PGA챔피언십 |
크레이그 우드 | 1941 | 1라운드부터 연속 선두로 우승(280타) | 3타차 우승(284타) | 미개최 | 예선탈락 |
벤 호건 | 1951 | 최종 4라운드에서 68타 치며 우승(280타) | 2타차 우승(287타) | 불참 | 불참 |
벤 호건 | 1953 | 당시 역대 최소타 우승(274타) | 샘 스니드를 6타차로 꺾고 우승(283타) | 첫 출전해 4타차 우승(282타) | 불참 |
아널드 파머 | 1960 | 최종 2개홀에서 연속버디 낚아 2타차 우승(282타) | 최종 4라운드에서 65타 치며 2타차 우승(280타) | 1타차로 준우승 | 공동7위 |
잭 니클로스 | 1972 | 출전선수 중 유일하게 언더파로 3타차 우승(286타) | 3타차 우승(290타) | ‘뮤어필드’에서 최종 4라운드 66타를 기록했지만 1타차로 준우승 | 공동13위 |
타이거 우즈 | 2002 | 3타차 우승(276타) | 3타차 우승(277타) | 뮤어필드(7월18∼21일) | 헤이즐틴(8월15∼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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