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월드컵 열풍에 때아닌 ‘찬바람’…프로야구 전반기

  • 입력 2002년 7월 15일 18시 00분


송진우
《14일 2002시즌 전반기 레이스를 마친 프로야구. 월드컵에 가려 팬들을 사로잡진 못했지만 눈에 띄는 일도 많았다. 전반기를 ‘키워드 7대 뉴스’로 결산해본다.》

△호랑이 독주〓기아가 시즌 시작하자마자 지난해 챔피언 두산을 상대로 3연승할때만해도 전문가들은 ‘반짝 돌풍’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범과 장성호 외엔 이렇다할 선수가 없었기때문. 그러나 기아는 선수 전원이 제몫을 해주는 ‘호랑이’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계속 상승세를 탔고 47승3무25패로 두산(44승2무29패)을 3.5게임차로 따돌리고 독주채비를 갖춘채 전반기를 마쳤다.

△4파전〓이승엽(삼성)과 송지만(한화·이상 28개), 심정수(현대), 마해영(삼성·이상 27개)이 피말리는 홈런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시즌 초반 송지만이 독무대를 달리다 이승엽이 가세했고 뒤늦게 마해영과 심정수가 합류. 송지만은 2.6경기당 1개를 때려내 이런 추세라면 50홈런을 넘을 전망. 4파전에 따른 치열한 경쟁에 몰아치기까지 나온다면 이승엽이 99년 세웠던 한시즌 최다홈런기록(54개) 경신도 가능하다.

△‘송골매’〓나이를 거꾸로 먹는 송진우(36·한화)가 4월17일 SK전에서 완투승으로 프로 147승째를 챙겨 선동렬이 세운 종전 기록(146승)을 갈아치웠다. 전반기까지 통산 154승. 시즌 10승으로 다승부문에서도 2위.

△월드컵〓한국축구대표팀이 월드컵 ‘4강신화’를 창조하는 사이 국내 최대 스포츠인 프로야구는 ‘그들만의 리그’를 펼쳤다. 6월 한달간 평균 관중이 시즌초의 30% 수준인 2092명으로 격감. 전반기를 놓고 볼 때 평균관중이 지난해(5869명)에 비해 17%이상 하락한 4847명. 6월19일 사직구장엔 186명의 팬이 찾아 야구관계자들을 서글프게 했다.

‘텅빈 야구장.’ 올시즌 프로야구는 월드컵축구 열기에 밀려 관중이 거의 없는 가운데 경기를 치르는 등 그 어느때보다도 힘든 시련을 겪어야 했다. /동아일보자료사진

△거인의 몰락〓지난해 꼴찌 롯데. 올시즌도 6월2일 한화전을 시작으로 26일 LG전까지 무려 16연패. 급기야 6월21일 우용득 감독을 해임하고 백인천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지만 아직 살아날 기미가 안보인다. 전반기 20승1무55패로 최하위.

△‘돌아온 야생마’〓97년 국내무대를 떠나 5년간 일본과 미국을 떠돌다 돌아온 이상훈(LG). 지난 5월18일 기아전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뒤 한층 성숙된 피칭으로 21경기 무패행진을 벌였다. 13일 한화전에서 첫패배로 4승1패8세이브.

△빈볼〓6월20일 두산-삼성전(잠실)에서 삼성 김진웅의 공에 두산 최경환이 맞아 양팀선수들이 덕아웃을 박차고 나가 몸싸움을 벌였다. 6월21일 기아와 LG전에선 LG 전승남, 기아 김주철, LG 최창호가 의도적인 빈볼을 던져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과정에서 양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수차례 그라운드에 난입해 격렬한 몸싸움을 했고 손찌검까지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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