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집에 더욱 기름을 부은 것은 7월 재개된 프로축구 K리그가 월드컵 바람몰이에 성공, 연일 축구장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것. 반면 프로야구는 낯부끄럽게 이달들어서도 평균 2262명에 그쳐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중인 프로축구의 10%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선 내부적으로 ‘특단의 조치’까지 검토했다는 뒷 얘기다. 이는 다름 아닌 축구를 배우자는 것.
사실 그동안 프로야구와 축구는 관중 계산법이 판이하게 달랐던 게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한 명이라도 관중수를 줄이려는 게 야구라면 축구는 정반대. 야구는 초청장도 없거니와 설령 입장권을 구입하지 않은 관중이 들어와도 카운트를 하지 않는 반면 상대적으로 관중이 적었던 축구는 리그 붐 조성 차원에서 그렇지 않았다.
관중 집계에서도 야구는 7회가 끝나자마자 홈구단 관계자가 기자실에서 발표하는 관중수가 실제 관중수인 반면 축구는 홈구단의 발표와 입장권 관리 대행사인 티켓링크의 실제 집계가 다른 이원적인 구조를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언론에선 축구의 경우 관중 집계가 구단 발표임을 명기해 온 게 사실이다. 7일 1만3000여석 규모의 광양구장에 2만3000여명, 13일 1만8000여석의 포항구장에 2만8000여명이 입장했다는 발표가 야구인들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포항은 종합운동장이 아닌 축구 전용구장으로 1만명 가까운 초과 관중이 들어가기는 애당초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제 프로축구도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무료 초대권 남발과 관중수 부풀리기, 안전을 무시한 초과 관중 입장을 자제하기로 한 모양이다.
어쨌든 KBO도 특단의 조치란 ‘외도’는 접어두고 후반기부터는 보다 나은 팬서비스로 관중 끌어안기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 스포츠팬의 한 사람으로서 큰 기대를 걸어본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