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이 경험으로 깨달은 ‘한여름 진단법’이 흥미롭다. ‘비오는 날과 우산’을 떠올리면 이해가 되듯 날씨는 상품 판매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이 때문에 유통업체들은 날씨와 상품간의 관계를 알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이제부터 한여름이다”고 여기는 시점은 스낵류의 판매량이 갑자기 가파르게 올라가고 ‘대체재’격인 파이류의 매출이 뚝뚝 떨어질 때. 소비자들은 기온이 높을수록 잘 부서지고 내용물이 녹는 파이류보다 바싹바싹하고 짭짤한 스낵류를 더 좋아한다.
신세계 이마트 이종수 과자담당 바이어는 “할인점에서 스낵의 판매량 그래프가 급격히 올라가는 순간을 한여름의 시작으로 본다”면서 “이를 기점으로 매장의 진열을 스낵 위주로 재편한다”고 말했다.기온으로는 섭씨 30도가 기점. 이를 넘으면 파이류의 진열 면적을 크게 줄이고 스낵류들로 채운다.
아이스크림과 얼음바(막대)도 한여름 시그널 상품. 아이스크림이 아닌 바 형태의 얼음과자 매출이 튀기 시작하면 ‘한여름’이다.
특히 아이스크림이 사계절 내내 꾸준히 팔리는 상품인 반면 얼음바는 여름, 특히 7월에서 8월 중순까지만 주로 팔린다. 때문에 최대 성수기에는 매장의 냉동고는 얼음바로 가득 채워지며 종류도 평소보다 10여종 이상 늘어난다.
이 밖에 이온음료, 생수, 된장(쌈장)도 7월 중순부터 바캉스가 끝나는 8월 중순까지 1개월여 사이에 연중 최고 매출을 올리는 상품들. 진열대 앞자리에 이런 상품들이 등장했을 때부터 매장의 여름은 시작되는 것이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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