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지천(錢其琛) 중국 부총리는 17일 중-러 국경조약 서명 1주년을 기념해 방중한 블라디미르 루샤일로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만난 자리에서 "국제안보 문제는 어느 한 국가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없으며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반테러리즘에 관한 모든 문제는 유엔 헌장과 국제 관습에 맞게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18일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전했다.
첸 부총리는 또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 분야에 있어서 광범위한 공동의 이익을 갖고 있다"면서 "양국이 이에 대해 서로 협의하고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샤일로 서기는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모두 테러의 희생자"라면서 "반테러를 위한 노력은 국제적 가이드라인(지침)에 따라야 하며 유엔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또 반테러 투쟁을 위해 상하이협력기구(SCO)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데도 합의했다. SCO는 1996년 중국,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의 5개국 체제로 출범했다가 지난해 우즈베키스탄의 가입으로 6개국으로 늘었으며 올 6월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반테러 투쟁을 위한 지역간 협력에 합의했다.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도 이날 루샤일로 서기를 만나 국제 경제의 부당한 관습을 점진적으로 변화시키고 불안 요인을 줄이기 위해 양국이 강력히 공조해나갈 것을 촉구했다.
양국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미국이 대테러 전쟁을 명분으로 '선제공격 전략'을 도입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이라크로 전쟁을 확대하려는 등 국제 안보질서를 재편하려는데 대한 공동의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