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하드 캐쉬’ FBI 돈 훔친 재수없는 도둑

  • 입력 2002년 7월 18일 17시 57분


보통 금고 털이나 돈가방이 등장하는 영화에는 돈을 놓고 엇갈리는 운명이 등장하게 마련. 올해 3월 개봉된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는 돈가방을 놓고 각각의 캐릭터가 동상이몽(同床異夢)을 꾸기도 했다.

‘하드 캐쉬’는 깔끔한 이미지의 발 킬머와 크리스찬 슬레이터를 엇갈리는 운명의 종착역에 세운 액션 영화. 상황은 이렇다. 재주많은 도둑 토마스 테일러(슬레이터)는 출소 후 새 인생을 꿈꾸며 마지막 한탕을 노린다. 일당을 모은 그는 경비가 허술한 경마장 장외 발매소를 털어 돈가방을 탈취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 가방의 주인공은 타락한 FBI요원 코넬(킬머). 수사에는 별 관심없는 그는 수사용으로 나온 FBI 돈을 빼돌려 세탁하려 했다. 그런데 사정 모르는 테일러 일당은 이 돈을 빼돌려 다시 세탁에 나서고 코넬은 자기 돈가방을 찾아나선다.

‘하드 캐쉬’는 이렇게 돈가방의 향방을 놓고 벌이는 추격신이 핵심. 하지만 문제는 이 추격신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영화는 방향타를 잃은 채 우왕좌왕한다. 영화 곳곳에서 시트콤을 연상케하는 느슨함도 발견된다. 개봉 직후 평단으로부터 “발 킬머와 크리스찬 슬레이터라는 스타 배우를 두 명이나 내세우고서 한명도 제 역할을 못하게 했다”고 질타를 받았다.

감독은 주로 TV 시리즈를 만들었던 유고의 프레드락 안토니제비치. 15세 이상 관람가. 19일 개봉.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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