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탈출 건강체중 지키기]생활습관만 바꿔도 뱃살 ‘쏙’

  • 입력 2002년 7월 21일 17시 28분


개인 사업가인 이명구씨(47)는 체중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할 당시 몸무게 79.9㎏, 체지방 30.4%였고 복부비만으로 진단받았다.

그는 만성피로 코골이 관절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였다. 현재 체중은 76.5㎏으로 체형이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배와 목의 군살이 눈에 띄게 빠졌다. 만성피로 등 여러 가지 증상은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

이씨의 성공은 생활습관을 교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매일 1시간 반 동안 뒷산을 오르고 있으며 달력에 운동 시간과 강도 등을 꼭 표시해 체중변화 추이와의 관계를 살피고 있다.

이렇게 자기 행동을 관찰하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으며 고친 행동을 되살펴서 올바른 행동을 습득,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씨는 전에는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하면서 무심히 무언가를 먹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 식탁 이외의 장소에서는 전혀 음식을 먹지 않는다.

행동치료의 원리 중 ‘사슬 끊기’가 있다. 어떤 행동이 연속해서 일어나거나 동시에 두 가지 행동이 일어남으로써 결과적으로 음식을 먹게 되는 것을 중간에 단절하여 먹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씨의 경우 텔레비전을 보면서 무언가를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텔레비전을 볼 때에는 그 행위만 하도록 함으로써 무의식적으로 먹는 행위를 고친 것이다.

이씨는 또 이전에는 식습관이 다소 불규칙했지만 세끼를 꼭 챙겨 먹되 되도록 일정한 시간에 최대한 천천히 먹고 있다.

살을 빼려면 자극을 주는 요인을 조절해야 한다.

즉 음식을 살 기회를 줄이고 음식은 되도록 눈에 띄지 않게 한다. 또 음식을 조리하거나 먹는 기회를 줄이도록 한다. 대신 칼로리가 적게 나가는 음식을 손이 닿기 쉬운 곳에 놓아 공복감을 피하도록 한다. 이씨는 신체 증상이 호전되고 체형이 개선돼 생긴 이득이 생활습관 교정에 따른 불편을 훨씬 상회하고 있어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월드컵 이후 음주 기회가 늘어 약간 증가된 체중을 원상 회복하는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였음을 체감한 뒤로 최대한 음주를 자제하는 편이지만 일 때문에 1주에 2회 이하로 줄이지는 못한 상태다. 그는 술자리에서의 안주가 최대의 체중조절 장애 요인임을 절감하고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 중년 남성의 경우 음주가 비만의 상당한 요인중의 하나로 생각된다. 특히 음주는 개인적인 기호 이외에도 사업과 관련한 외부적인 요인이 더 크기 때문에 멀리하기 힘든 것 같다.

그러나 음주는 고칼로리 섭취와 생활리듬 파괴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할 요소이다.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생각이나 말처럼 쉽지 않다. 따라서 조금씩 조금씩 꾸준한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씨가 실천한 행동요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지속적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의지가 아닌가 생각된다.

김경수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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