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후반기가 시작된 20일 토종 거포 조경환과 외국인 투수 대니얼 매기를 SK에 내주는 대신 외야수 윤재국, 내야수 박남섭과 부상중인 외국인 투수 페르난도 에르난데스를 데려오는 2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전반기까지 20승55패를 기록, 4위 현대에 18.5게임이나 뒤져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롯데는 이로써 지난달 26일 사령탑을 백인천 감독으로 교체한데 이은 팀내 체질 개선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이번 트레이드는 겉으로 드러난 전력상 롯데가 밑지는 장사라는 평가. 조경환은 백감독이 입단하기 전까지만 해도 팀의 중심타선을 맡은 롯데의 유일한 슬러거였고 매기는 1이닝당 탈삼진률이 1개가 넘는 왼손 강속구 투수로 다른 팀에서 뛰었다면 한 시즌 15승은 올릴 수 있다는 기대를 받은 투수였다.
게다가 매기와 바꾼 에르난데스는 롯데에서 필요한 선수가 아니라 SK의 용병 보유한도 때문에 방출된 투수. 기록상 롯데로 트레이드된 것이지 오른쪽 어깨가 고장난 그는 이적과 함께 방출이 될 운명이다.
반면 롯데가 데려온 두 타자는 백감독이 SK 인스트럭터를 맡고 있던 시즌초 남몰래 점찍어뒀던 선수로 오늘보다는 내일을 바라보는 선수. 윤재국은 전반기 고작 17경기에 출장, 타율 0.200으로 부진했지만 발이 빠르고 정교한 타격을 갖춰 톱타자를 맡을 가능성이 높고 2년생 박남섭은 전천후 백업 내야수로 활약하게 된다.
결국 치열한 4위싸움을 벌이고 있는 SK는 즉시 전력감을 확보함으로써 전력 배가를 꾀할 수 있게 됐고 롯데는 내년 시즌 자존심 회복을 위한 포석을 둔 셈이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