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앙팡 테리블’ 고종수가 ‘완전 재기’를 위한 마지막 평가에 나선다. 24일 전북 현대와의 원정 경기. 전북은 짜임새 있는 수비와 탄탄한 공격 조직력으로 K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이다.
지난해 8월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그라운드를 떠났던 고종수는 17일 포항 원정경기에서 11개월 만에 출장, 팬들을 설레게 하더니 21일 부산 아이콘스와의 홈 경기에서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성공시켜 1년 만에 ‘골 맛’을 봤다. 2002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던 설움까지 한 방에 날리는 순간이었다. 이 경기 후 고종수는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팬들이 이렇게 많이 찾아준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한발이라도 더 뛰려고 한다”고 거듭 팬들에 대한 감사 표시를 했다.
하지만 골을 넣었다고 해도 고종수의 재기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아직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는 체력에 문제가 있었다. 수원 김호 감독은 고종수에 대해 “경기 운영능력과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몸이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뛰다보면 자칫 부상을 입을 염려가 있어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종수 스스로도 “컨디션이 80% 정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고종수는 경기를 끝낸 다음날 엉덩이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몸에 무리가 왔다는 증거. 재활 훈련을 통해 오른쪽 무릎 부위의 근력은 경기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회복됐지만, 경기 내내 뛰어다닐 수 있는 체력은 금방 올라와 주는 것이 아니었다.
김호 감독은 “고종수는 교체로 30분 정도를 뛰게 할 선수가 아니다. 고종수가 자기 노력을 통해 예전의 기량을 찾아주었으면 한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수원에서 고종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만큼 크다.
완전치 않은 고종수의 컨디션을 고려해 김 감독은 24일 경기에서 일단 그를 교체 멤버로 올렸다. ‘필요할 경우’에만 쓰겠다는 의도. 하지만 상대팀 전북 현대의 전력으로 볼 때 고종수의 투입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수원이 나머지 선수만으로 만만히 상대할 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원은 전력의 핵인 산드로가 사타구니 부상으로 결장하고, 데니스도 부상에서 완전히 낫지 않아 팀은 어느 때보다 고종수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공백기를 겪어본 고종수 스스로가 출장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고종수가 전북 현대전에서 이전만큼의 기량을 보여준다면 다음 경기부터는 풀 타임 출장도 가능한 일이다. “남들이 그라운드에서 뛸 때 경기장 밖에 있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그의 말에 11개월 공백기의 마음 고생과 재기의 의지가 함께 엿보였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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