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4일 “최근 9년을 돌아보면 원화가치가 떨어져 기업의 영업 이익률이 증가했던 해는 93년과 97년뿐”이었다고 주장했다.
흔히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형이어서 원-달러환율이 올라야(원화가치 하락) 수출이 증가하고 기업들의 수익성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는 이와 다르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이 93년부터 지난해까지 원-달러환율의 추이와 78개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률의 변화를 비교한 결과 △원-달러환율의 상승과 영업이익률의 증가 △원-달러환율의 하락과 영업이익률의 감소가 일치된 경우는 세 번에 불과했다.
93년엔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전년에 비해 2.8% 떨어졌으며 기업들의 영업이익률도 1.6%포인트 증가했고 97년에도 원화가치가 18.1% 떨어졌으며 영업이익률이 1.5%포인트 증가했다. 반대로 2000년엔 원화가치가 5.0% 올랐으며 영업이익률도 2.2%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나머지 해에는 이 같은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임 센터장은 “원화가치가 오른다는 것은 경기(또는 펀더멘털)가 좋다는 반영일 수도 있다”며 “수출은 또 환율이라는 가격변수(싼값)와 함께 수입 수요에도 의존한다”고 주장했다.
85년에서 87년에도 달러가치가 일본의 엔화나 독일의 마르크화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은 증가했다는 것.
임 센터장은 “미국 등 선진국들의 내수 수요가 왕성했기 때문”이라며 “다만 최근엔 미국의 내수가 감소하는 점은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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