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무리 곱씹어도 변치 않는 감동, 전율, 환희의 순간들을 사람들은 두고두고 음미하고 싶다. 월드컵 기간 뚝 떨어진 매출로 고민하던 출판계가 이 상황을 놓칠 리 없다. 교보문고 인터넷 사이트에 개설된 ‘축구 알고 보면 더 재미있어요’ 코너에 소개된 축구 관련 책만 해도 26권이다. 홍명보의 축구인생을 정리한 ‘영원한 리베로’(은행나무 펴냄), ‘축구전쟁의 역사’(이지북), ‘속을 알면 더 재미있는 축구 이야기’(폴리미디어), ‘한국은 축구다’(지식공작소), ‘축구’(다섯수레), ‘축구 그 빛과 그림자’(다섯수레), ‘세계가 놀란 히딩크의 힘’(중앙M&B), ‘축구’(창해), ‘축구의 과학’(한승), ‘축구의 역사’(시공사), ‘히딩크 리더십’(리더스클럽), ‘축구전쟁’(웅진닷컴), ‘오프사이드는 왜 반칙인가’(뿌리와이파리), ‘축구레슨’(일신서적), ‘홍명보&나카타 투게더’(북21컬처라인) 등이 비교적 최근 출간됐다.
월드컵 개최에 앞서 기획된 책들이 축구 일반론이나 스포츠 교양서의 성격을 띤 경우가 많은 반면, 월드컵 이후 나온 책들은 예상 밖의 월드컵 성공 열기를 붙잡으려는 노력이 역력하다. ‘꿈은 이루어진다’(조선일보)와 ‘아름다운 터프가이 김남일’(지상의 양식)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2002 월드컵 포에버’(동아일보)는 책 제목부터 월드컵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사람들의 열망을 대변해 준다. 책의 서문을 쓴 화가 김병종 교수(서울대 미대 학장)는 “아직도 망막에 어른거리고 귓전에 울리는 ‘6월의 붉은 축제’를 고이 갈무리해 타임캡슐에 담고 싶다”고 했다. ‘월드컵 포에버’는 타임캡슐에 넣을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요약한 것이다. 월드컵 성공신화의 주역인 히딩크 감독, 한국 대표팀, 붉은 악마 이야기를 3부로 나누어 진행했다. 입은 “지겹다”고 말하지만 눈길은 여전히 축구경기에 머물러 있는 한국인들의 허전함을 달래줄 잊지 못할 월드컵 이야기다.
<주간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