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호는 지난해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며 다승(15승) 구원(32SP) 승률(0.714) 등 3관왕에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맞았지만다.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의 영예를 맛봤고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하지만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한 신윤호의 화려한 날갯짓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올 시즌 들어서 일이 완전히 꼬이기 시작한 것. 동계훈련에서 허리를 다치더니 미국에서 복귀한 이상훈이 마무리를 맡게 되면서 미들맨과 선발을 전전하며 전반기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이달 초에는 2군행을 자청하기에 이르렀다. 출전 기회가 적은 1군에서 더그아웃을 지키느니 차라리 2군에서 충실한 훈련을 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복더위에도 비지땀을 흘린 효과가 있었을까. 22일 1군에 복귀한 신윤호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선발로 등판, 값진 승리를 따내며 팀에는 10-4 완승을 안겼다.
전날까지 25경기에서 1승2패1세이브의 민망한 성적을 냈던 신윤호는 이날 5.1이닝 동안 22타자를 상대해 안타 5개를 내주며 1실점만을 하는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신윤호는 롯데전 5연승을 기록, 롯데에 유달리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신윤호가 선발승을 올린 것은 지난해 5월8일 수원 현대전 이후 1년2개월여 만에 처음. 신윤호가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LG는 치열한 중위권 순위 다툼에서 선발 투수 운용에 한결 숨통이 트일 전망.신윤호의 호투 속에 LG는 2회초 2루타 3방과 볼넷 2개 등을 묶어 5점을 뽑아내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LG는 4연승을 달렸고 롯데는 8연패에 홈게임 11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롯데의 추락을 반영하듯 전날 관중이 고작 603명이었던 사직구장에는 이날 역시 735명만이 경기장을 찾아 뜨거운 날씨와 달리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기록의 사나이’ 장종훈의 2점 홈런과 강석천의 쐐기 홈런에 힘입어‘슈퍼 루키’ 김진우를 선발로 내세운 선두 기아를 5-2로 눌렀다. 한화 선발 지연규는 6이닝 동안 기아 타선을 2실점으로 묶었다. 김진우는 비록 선배들의 도움을 못 받아 완투패했으나 삼진 11개를 잡아내며 시즌 통산 109개로 이 부문 1위에 나섰다.
선발 임창용이 삼진 8개를 앞세워 전 구단 상대 승리와 10승(4패) 고지를 밟은 삼성은 대구 홈게임에서 현대를 3-1로 제압, 두산을 3위로 끌어내리고 2위에 올라섰다.
잠실에서는 SK가 1회부터 3회까지 매회 득점에 성공하는 활발한 공격력을 앞세워 ‘더위 먹은 곰’ 두산을 4연패에 빠뜨리며 6-2로 이겼다. SK 선발 김상진은 7이닝 동안 1실점하며 잘 던졌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