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열심히 땅을 파고 저녁에는 TV를 보며 잠자리에 들던 두더지 몰이 허전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느 날 TV에서 바이올린 켜는 사람을 보고 바이올린을 주문한다. 처음에는 물론 연주가 잘 되지 않았지만 쉬지 않고 연습했다. 몇 년이 흐르면서 몰의 연주는 점점 아름다워졌다. 그러는 사이 땅 위의 사람들은 몰의 음악을 들으며 평화로운 단꿈에 빠지기도 하고 적군을 향해 돌진하는 군인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손을 맞잡기도 한다.
◇시간은 어디에 살고 있을까 / 블라디미르 스쿠티나 글 마리 호세 사크르 그림 / 24쪽 7000원 분도출판사(만 5세∼초등 3학년)
“엄마 시간을 어떻게 그리지요?” 카린이 물었다. 엄마는 오븐에 케이크를 굽고 있는 중이었다. “시간은 못 그린단다. 시간은 괴물이야.” 엄마는 다시 오븐을 쳐다본다. 카린은 부엌을 나와 교회 시계탑이 5시 20분을 가리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저기 시간이 살고 있을거야’ 카린은 나직히 속삭이며 직접 찾아가보기로 했다. 도대체 시간은 어디에 살고 있을까.
◇내 아이 책은 내가 고른다 / 조월례 글 / 176쪽 9000원 푸른책들(학부모용)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20년 넘게 활동해온 조월례 선생이 초등학교 1,2,3학년이 읽을 만한 좋은 책을 엄선해 소개한 책. 학년별로 24권씩 선정된 책들은 고전에서부터 최근에 출간된 신간에 이르기까지 신중하고 꼼꼼하게 고른 ‘베스트 오브 베스트’다.
◇무슨 나무야 / 도토리 기획 / 320쪽 3만원 보리(초등 1학년 이상)
북한에서 펴낸 ‘식물원색도감’(과학백과사전종합출판사, 1988, 평양) ‘조선식물원색도감 1,2’(과학백과사전종합출판사, 2001, 평양) 중에서 나무 부분만 묶어서 따로 엮은 책. 원작의 글과 그림을 꼼꼼하게 대조해 견본책을 마련한뒤 1년 반동안 직접 산이나 식물원을 다니면서 나무를 하나하나 찾아보며 수정했을 정도로 편집자들이 정성을 쏟았다. 책표지는 산과 들에 나가서 떨어뜨려도 휘어지거나 구겨지지 않게 튼튼한 양장으로 제본됐다. 세밀화로 된 최초의 필드(field) 도감이다.
◇그럼 오리너구리 자리는 어디지 / 제랄드 스테르 글 윌리 글라조에르 그림 / 32쪽 8500원 물구나무(만 5세∼초등 3학년)
오늘은 동물 학교 개학날. 올해는 새 친구가 하나 더 늘었다. 오리너구리라고 하는 좀 별나게 생긴 동물이다. 선생님은 학생들 하나하나에 자리를 정해주려고 동물을 분류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오리너구리의 자리가 알쏭달쏭하다. 오리너구리는 털이 난 젖먹이 동물인데도 새처럼 부리가 있고 알에서 태어났다. 이 책은 생물학에서 중요한 생물 분류법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이야기다. 올해 프랑스 우수과학도서상 수상작.
◇침팬지를 사랑한 동물학자 제인 구달 / 서경석 글 김형배 그림 / 136쪽 7000원 사회평론(초등 1∼6학년)
아프리카의 야생 침팬지와 평생 함께 생활한 선구적 동물학자 제인 구달의 삶을 그린 만화책. 사실적인 화풍의 김형배 화백이 그림을 맡아 아름다우면서도 실제에 충실한 만화를 완성했다.
◇몰라쟁이 엄마 / 이태준 글 신가영 그림 / 176쪽 6500원 우리교육(초등 1∼6학년)
국문학사에서 1930년대 시의 대표는 정지용, 소설은 이태준으로 꼽힌다. 바로 그 이태준이 어린이를 위해 쓴 유년동화와 소년소설 12편을 모아 새로 펴낸 책. 대부분 방정환 선생이 창간한 잡지 ‘어린이’에 실린 글이다. 특히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슬픈 명일 추석’은 어려서 고아가 된 오누이의 이야기로 소외된 어린 목숨을 절절하게 그린 비극으로 평가받는다.
◇ 김용택 선생님과 함께 읽는 우리나라 좋은 동시 1 / 윤동주 외 글 김은희 그림 / 96쪽 7000원 현대문학북스(초등 1∼6학년)
섬진강 시인이자 초등학교 교사인 김용택씨가 샘물처럼 맑게 빛나는 우리 동시를 골라 엮은 동시집. 모두 3권 100편의 동시로 기획돼 있다. 이번에 발간된 1권에서는 윤동주의 동시 외에 초기 아동문학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던 윤석중 권태응 강소천 이원수 등의 동시를 만날 수 있다.
◇이름없는 도시의 아이들 / 니콜라 디 마이오 글 요엘레 모셀만스 그림 / 96쪽 6000원 서광사(초등 3∼6학년)
이탈리아의 철학 종교서적 전문 출판사인 시타 누오바사에서 발간한 동화. 색다른 느낌의 동화 21편이 실려있다. 특히 엄마 아빠의 반대를 무릅쓴 채 자신의 일생을 걸고 높은 빌딩위로 길고 험한 여행을 떠난 달팽이가 결국 꼭대기에 이르지 못하고 숨을 거두게 되는 이야기는 어른들에게도 진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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