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를 휘두를 때마다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는 ‘라이언 킹’ 이승엽(25·삼성).
26일 대구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또다시 신화를 창조했다. 7회 상대 투수 이혜천의 6구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려내 시즌 30홈런 고지에 가장 먼저 올랐다.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6년 연속 30홈런’의 대업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이승엽은 97년 32개를 때려내 홈런왕을 차지한 뒤 단 한번도 30고지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6년 연속 30홈런은 미국과 일본에서도 드문 기록. 메이저리그 최고기록은 지미 폭스(보스턴)의 12년 연속(29∼40년). 일본에서는 왕정치(요미우리)가 19년 연속(62∼80년) 30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이승엽은 이날 홈런으로 송지만(29개·한화)을 밀어내고 홈런 레이스에서도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승엽은 2.77경기당 1개의 홈런을 쳐내 이 같은 페이스라면 48개가 가능하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타격이 급격히 물이 오르고 있어 자신이 99년 세운 한 시즌 최다 홈런기록(54개)도 경신이 가능하다는 평가.
삼성은 김한수와 진갑용의 2루타 2개 등 4안타를 묶어 3회 3점을 뽑고 5회 1점을 추가한 뒤 이승엽의 쐐기포로 두산을 5-1로 제압하고 2위(48승1무34패)를 지키며 1위 추격에 고삐를 바짝 잡아당겼다. 선발 엘비라는 8이닝 동안 6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아 시즌 6승째(3패)를 기록.
두산은 최근 5연패. 두산의 정수근은 도루 1개를 추가해 시즌 30도루를 기록, 프로 처음으로 7년 연속 30도루의 금자탑을 쌓았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기아는 잠실에서 키퍼의 호투와 정성훈의 2점 홈런 등으로 5회 3점을 뽑아 5-2로 승리, 시즌 첫 50승 고지에 오르며 지난해 8월12일 LG전부터 잠실구장 14연승을 달렸다. 삼성의 인천구장 14연승(85∼87년)과 타이. 기아의 키퍼는 6과 3분의1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아 시즌 12승으로 다승 공동선두로 도약.
끝없이 추락하던 롯데는 문학에서 SK를 6-1로 대파하고 8연패에서 탈출했다. 현대는 한화를 6-4로 잡고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