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2점포를 날린뒤 4회엔 만루홈런을 터뜨린 심정수는 3회에 왼쪽안타로 2타점을 거둔 것을 포함해 혼자 8타점을 기록, 한경기 최다타점 타이를 이뤘다. ‘여름 사나이’인 그는 “남들은 더위가 싫다고 하지만 난 더우면 집중력이 생겨 방망이가 더 잘 맞는다”고 밝혔다.
이 경기에선 심정수의 종횡무진한 활약을 등에 업은 현대가 12-3으로 이겼다.
잠실에선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한 기아 이대진(28)의 ‘깜짝쇼’가 펼쳐졌다. 이대진은 4-5로 뒤진 7회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등장, 볼카운트 투스트라이크 투볼에서 이상훈의 바깥쪽 146㎞ 직구를 좌중간을 꿰뚫는 역전 3타점짜리 3루타로 연결시켜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 안타는 프로입단 동기인 LG의 ‘수호신’ 이상훈을 상대로 뽑아낸 것이라 더욱 의미가 각별했다.
그가 이날 기록한 안타는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지 10타수만에 처음 날린 안타. 아직도 깨지지 않는 10연속 탈삼진기록(98년 5월14일 인천 현대전)을 갖고 있을 정도로 빠른 강속구와 변화구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투수 이대진은 고질적인 어깨부상에 시달리다 끝내 글러브를 놓고 올해 5월부터 방망이를 잡았다.
아직 방망이끝이 무디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지만 새로운 야구인생을 개척해 나간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줄 만 하다. 이대진의 역전타에 힘입은 기아는 LG에 8-5로 승리.
대구에서 박정환이 역전 3점홈런을 날린 삼성은 두산을 6연패의 늪으로 몰아넣었고 SK는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7-1로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