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14세 박인비 한국인 최초 ‘US주니어’ 정상

  • 입력 2002년 7월 28일 18시 41분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난 14세 소녀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US여자주니어챔피언십골프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인근 유스티스의 크리스천 홈앤드바이블 스쿨 8학년에 다니고 있는 박인비양(사진)이 바로 그 주인공. 박양은 28일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필드의 에코레이크CC에서 열린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태국계 제니 탕티파이부타나(17)를 3홀 남기고 4홀차로 꺾었다. 이로써 박양은 올해로 54회째를 맞은 최고 권위의 이 대회에서 우승한 첫 번째 한국인 선수로 이름을 새겼다.

경기 성남시 분당 서현초등학교 3학년때 골프를 시작한 박양은 국내 주니어 무대를 휩쓸며 이름을 날렸고 2000년 겨울에는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에 뽑혔다. ‘골프 꿈나무’로 활약하던 그가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은 골프와 학업을 병행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지난해 죽전중학교에 입학한 뒤부터는 주중에 각종 대회가 많고 주말에는 골프장을 이용할 수 없는 열악한 훈련 여건 때문에 등교도 거의 못하고 공부와는 담을 쌓게 되면서 회의를 품게 된 것.

지난해 여름 2개월 동안 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새로운 진로를 모색한 뒤 그 해 9월 어머니 김성자씨(39), 동생 인아양(12)과 유학길에 올랐다. 아버지 박건규씨(41)는 경기 안산 소재의 용기 포장재 제조업체(유래코)를 경영하고 있어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기러기 아빠’ 신세가 됐다.

박양은 1m64, 60㎏의 빼어난 신체조건에 드라이브샷의 비거리가 성인 프로와 맞먹는 평균 240야드에 이른다. 더구나 이번 학기 성적이 모두 A였을 만큼 학업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오후 2시까지는 꼭 수업을 듣고 그 후에 3시간 정도 공을 친다는 것이 어머니 김씨의 설명.

박양의 목표는 ‘주골야독’으로 스탠퍼드대, 애리조나주립대, 듀크대 등 골프 명문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해 운동과 함께 스포츠 심리학을 전공하겠다는 것. 학업을 마친 뒤에는 프로에 뛰어들어 세계 최강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같은 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영어로 간단한 대화 정도는 할 수 있어도 여전히 언어문제가 가장 힘들다는 박양은 전화 인터뷰에서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골프를 하고 싶어 한국을 떠났다”며 “최고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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