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공정위, KBO규약 시정명령

김병현 최희섭 등 국내 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해외 프로팀에 진출한 야구선수들이 자유롭게 귀국해 국내 프로야구에서 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 프로야구, 프로농구, 프로씨름 선수들은 실력에 따라 구단과 여러해짜리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프로 스포츠 경쟁제한제도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8개 프로야구단 및 한국농구연맹에 시정명령을, 프로축구단 여자농구연맹 민속씨름위원회 등에는 경고조치를 각각 내렸다.

공정위는 국내 프로야구 구단에 등록한 적이 없이 외국의 프로야구 구단에서 활동한 선수는 귀국해도 5년간 국내 구단과 입단계약을 맺을 수 없도록 한 KBO의 규약을 수정, 또는 삭제하도록 명령했다.

이에 따라 1999년 1월1일 이후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한 김병현 최희섭 백차승 등은 본인이 원한다면 국내에서도 선수로 뛸 수 있게 됐다.

공정위는 또 프로야구 구단에 고교생 지명선수에 대한 2년간의 독점교섭기간을 주면서 대학 및 실업선수 기간과 군복무 기간을 제외해 실제로는 5∼6년 이상 독점권을 갖도록 한 KBO의 ‘신인 지명제’가 선수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방해한다며 고치도록 했다. 선수나 구단의 뜻과 관계없이 1년짜리 계약만 할 수 있도록 정한 KBO의 통일계약서도 부당한 경쟁제한행위로 규정돼 시정명령을 받았다.

경기입장료를 구장의 뜻과 관계없이 똑같이 정하도록 한 야구규약, 감독이나 코칭 스태프의 계약이 중간에 해지됐을 때 남은 계약기간 동안 다른 구단에 입단하지 못하도록 한 조항 등도 부당한 행위로 지적받았다.

한국농구연맹(KBL)도 여러해짜리 계약을 금지한 조항에 대해 시정명령을 받았다.

10개 프로축구단은 구단측이 일방적으로 감독과 코치의 계약갱신 결정권을 갖도록 한 계약서 내용, 선수 계약기간 종료후 부상선수에 대한 치료비 지급의무 소멸조항 등이 문제됐으나 자진시정해 경고처분만 받았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