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의원들의 자세가 치열하지 못했다. 언론에 보도된 것 이외에 새로운 내용이 드물었고 이에 따라 반복질문만 무성했다. 장 총리지명자의 답변에서 모순을 지적해내는 후속 추궁도 거의 없었다. 준비가 철저하게 되지 않아 몇몇을 빼고는 나열식 질문으로 일관한 한나라당이나 노골적으로 장 총리서리를 감싸고돌아 청문회의 밀도를 스스로 낮춘 민주당이나 실망스럽기는 매 한가지였다. 한 여권의원은 ‘본인의 장점을 스스로 말해보라’고까지 했는데 이것이 무슨 청문회 질문인가.
장 총리지명자의 답변은 국민이 궁금해하는 많은 부분을 두루뭉술하게 넘겨버린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위장전입은 시어머니가 한 일이고 출신학교는 비서가 잘못 기재한 일이라는 등 ‘나는 안 했다’로 일관해 주변에 책임을 돌리는 모습은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과 관련해 잘못된 결과에 대해서는 반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직원들의 착오였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등의 답변은 과연 그가 책임행정을 할 인물인지를 의심케 했다.
첫날 청문회는 장 총리지명자에 대해 제기된 여러 의혹과 관련해 불법이나 탈법이 있었는지, 문제 해명과정에서의 거짓말이 없었는지를 명확하게 가려내지 못했다. 국정수행의 자질과 능력을 따져보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그렇게 큰 기대를 갖고 의미를 부여했던 첫 총리인사청문회의 모습치고는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의원들은 첫날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마지막날인 오늘 더 꼼꼼하게 따져야 할 것이며 장 총리지명자도 좀 더 책임 있고 정직한 답변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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