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논평에서 “모처럼 국회가 국민의 박수를 받는 신선한 결정을 했다”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도덕적 하자가 있는 인사를 총리로 내정한 것에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의 정당한 지지를 받는 사람을 총리로 지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장 총리지명자가 위장 전입, 장남의 국적포기 등 각종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도덕성과 신뢰를 상실한 것이 국회 결정에 반영됐다”며 “고위 공직자의 기본 요건으로 도덕성과 신뢰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안경환(安京煥) 서울대 법대학장은 “아쉽지만 국회가 민의를 반영한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여성 총리 지명자가 남성과 다른 기준으로 불리하게 대우받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박순식씨(45)는 “김 대통령이 민의를 외면하고 부적격한 사람을 총리로 지명해 빚은 자업자득이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국정이 표류할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여성정치연구소 김은주(金銀珠) 소장은 “장 총리지명자가 도덕적 문제에 대해 좀 더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며 말했다.
그러나 한국여성단체연합(회장 은방희·殷芳姬)은 논평을 통해 “청문회가 고위 공직자의 객관적인 검증 절차로 자리잡은 긍정적인 면이 있는 반면 여성으로 이만큼 자질을 갖춘 지도자를 만신창이로 만들어버린 것은 유감”이라며 “앞으로 어떤 지도자가 이번과 같은 청문회를 통과해 도덕적으로 완벽하게 설 수 있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장 총리지명자의 모교인 이화여대는 전반적으로 침통한 분위기였다. 조지형(趙志衡) 입학부처장은 “의외의 결과가 나와 애석하고 총리 지명과 청문회 과정에서 한국 정치가 더 성숙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사청문회의 기간이 너무 짧았고 국정수행 능력보다는 도덕성 등 개인 비리 의혹에 집착해 청문회의 본뜻을 살리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은주 소장은 “국정수행 능력보다는 도덕적 자질에 지나치게 집중해 철저한 검증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이달곤(李達坤) 교수는 “청문회에서 심층적인 질문이 부족했고 국정 수행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청문회 시스템보다는 과거에 어떤 일을 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했는지가 판단 근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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