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민주당이 당내에서 수십명의 반대표가 나온 것은 덮어두고 한나라당을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임명동의안 부결에 따른 국정혼란의 책임을 한나라당에 돌리겠다는 것 같은데 그런다고 국민이 민주당 손을 들어줄리 만무하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장씨가 총리가 될 수 없다면 훨씬 더 도덕적 흠결을 안고 있는 사람을 대통령후보로 내세운 한나라당이 어떻게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킬 수 있느냐”며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후보직 사퇴까지 요구했는데 그 비논리성이 충격적이다. 자유투표를 선택했으면서도 그 결과를 상대방에게 뒤집어씌우는 수법은 이 정당의 ‘도덕적 흠결’을 보여준다.
청와대는 “해도 너무한다”며 국회탓을 하고 있는데 이 또한 한심한 일이다. 이번 일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청와대가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부적격자를 총리후보로 골라 일어났다. 그런데도 오히려 문제를 바로잡은 국회를 비난하는 것은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이 당지도부 상당수가 찬성표를 던졌다며 민주당 내분탓에 부결됐다고 강조하는 것도 당당하지 못한 행동이다. 여성표를 의식해 그런지는 몰라도 비겁해 보인다.
인사청문회는 기본적으로 공직부적격자를 걸러내기 위한 장치다. 그런 터에 청문회 투표결과를 놓고 책임회피를 위해 정쟁이나 벌이는 것은 청문회의 의미를 반감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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