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관한 구체적 사료는 남아 있지 않지만 지금처럼 귓불에 꽂거나 붙이는 식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귀고리에 그러한 장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귀고리는 실생활에서 전혀 사용되지 않았을까, 모두 부장품 전용이었을까. 금귀고리 혹은 금동 귀고리는 중심 고리의 굵기에 따라 굵은 고리 귀고리(태환이식·太環耳飾)와 가는 고리 귀고리(세환이식·細環耳飾)로 나뉜다.
신라의 태환이식은 대개 중심 고리의 지름이 3.5cm, 전체 길이가 9cm 내외다. 무게는 30g 이상. 경주 부부총 출토 신라 금제 귀고리는 하나의 무게가 29.4g이다. 공주 무령왕릉 출토 백제 금제 귀고리의 무게는 무려 42.3g. 실제 귀에 달고 다니기엔 너무 무겁다. 무게도 무게지만 구조상 귀에 직접 착용하기 어렵다. 요즘 귀고리는 0.5∼4g이다.
전문가들은 “귀에 착용했다면 실이나 끈으로 연결해 귀고리를 귀나 모자 등에 걸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이한상 학예연구관의 설명.
“고분에서 출토된 모습을 보면 시신의 귀 위치에서 귀고리가 발견되곤 한다. 이 경우는 죽은 사람의 귀에 실 같은 것으로 귀고리를 걸어놓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
세환이식은 무게로 보면 태환이식보다 가볍다. 길이 5cm 내외에, 무게는 5∼15g 정도. 태환이식보다 착용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 연구관은 “세환이식은 실로 연결해 귀나 모자에 장식용으로 걸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세환이식이라고 해도 순금일 때만 가능하다. 도금한 금동 귀고리는 구리로 만든 고리를 여러 장의 금판으로 돌려감싸는데, 마감처리가 제대로 안돼 끝이 뾰족하다. 그래서 아프기 때문에 귀에 걸거나 귀에 밀착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도 여전히 단정은 금물이다. 삼국시대 귀고리의 실제 쓰임새는 미스터리인 셈이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