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공보실 방송관리과장 재직시 그가 만든 ‘방송 일반 기준’은 오늘날 방송 윤리 강령의 뼈대가 됐다. 1958년 그가 처음 제정한 ‘방송문화상’도 현재 한국방송대상의 전신이고 저서 ‘한국방송과 50년’(나남출판)은 방송계에서는 ‘기본 교재’로 통한다.
그는 45년 11월 서울중앙방송국에 ‘편성 요원’으로 입사했다. 그는 아나운서를 꿈꾸었으나 당시 이혜구(李惠求·93·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객원교수) 국장이 면접 자리에서 “꼼꼼한 성격을 보니 아나운서보다 편성 쪽이 더 어울리겠다”며 응시 부문을 편성으로 고쳐 써 합격점을 줬다.
그는 70년 문공부 방송관리국장을 맡아 방송 정책 책임자로 활동하면서 서울중앙방송국의 공사화를 추진했고 73년 한국방송공사(KBS)가 출범하자 초대 감사로 활동했다. 그는 이어 부산MBC 전무를 지낸 뒤 1988년 KBS이사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또 60년대부터 꾸준히 저술 활동을 펼쳐 왔으며 ‘한국방송 반세기’ ‘상업방송 20년’을 비롯해 한국 초기 방송의 뒷이야기를 담은 ‘휴일 없는 메아리’와 한국의 오지로 알려진 함경도 삼수갑산의 역사와 풍물을 담은 ‘삼수갑산 어디메오’를 쓰기도 했다.
KBS 김성호 경영개선추진단장은 “고인은 늘 책을 가까이 하고 학구적인 자세를 잃지 않았으며 후배들의 실력을 키우는 일에는 공과 사를 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