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방북 논란' 가열

  • 입력 2002년 8월 2일 23시 48분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2일 북한 방문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그 성사 여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즉각 ‘신북풍’ 의혹을 제기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남북회담과 나의 방북설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며 “한화갑이 방북하고 안 하고는 한화갑이 결정할 문제이며, 가게 되면 국가를 위해 가는 것이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30일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한 대표가 8월 중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초청으로 방북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문제를 논의할 것”이란 의혹을 제기한 직후에 보였던 신중한 반응과 대조된다.

당시 한 대표는 “지난해 북한에서 열리는 자동차대회 때 가려 했고, 지금도 기회가 되면 갔으면 하는 생각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특히 지금은 당 대표여서 방북 문제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의 이처럼 달라진 발언 때문에 이날 민주당 주변에서는 “뭔가 있긴 있는 것 같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 중에는 “한 대표가 8·15 광복절을 전후해 방북할 가능성이 있고, 개인 차원의 단순한 방북은 아닌 것 같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이용범(李鎔範) 부대변인은 “한 대표 생각은 방북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나라당이 뭐라고 하든 가겠다는 것일 뿐”이라며 “북한으로부터 초청이 있다거나 날짜가 이미 확정됐는데 숨기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2일 현재 통일부에 한 대표가 방북신청서를 낸 사실은 없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한 대표의 방북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지침 아래 대북 퍼주기를 통한 김정일 답방을 성사시키려는 정권 차원의 비밀 프로젝트가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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