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은 지금 ‘영화촬영 중’〓지금까지 5∼8호선에서 촬영된 영화는 ‘엽기적인 그녀’를 비롯해 ‘베사메무쵸’ ‘복수는 나의 것’ ‘공공의 적’ ‘질투는 나의 힘’ ‘라이터를 켜라’ ‘폰(Phone)’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영화 19편. 현재도 영화 ‘튜브’ ‘피아노 치는 대통령’ ‘마들렌’ 등이 촬영을 하고 있다.
지하철 테러범을 둘러싼 액션영화 ‘튜브’는 7호선 태릉입구역 구간과 6호선 합정역 구간, 녹사평역과 월드컵경기장역, 7호선 강남구간 등에서 20여차례 촬영했으며 이달에도 2∼3일 간격으로 심야촬영을 할 예정.
도시철도공사는 5일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대외기관에 촬영협조를 한 경우가 500건이 넘는다”며 “올해만 하더라도 지난달 현재 촬영건수가 350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를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1.4회. 지금도 5∼8호선 어딘가에서 촬영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도시철도공사측은 올해에는 촬영이 600건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녹사평역이 가장 인기〓5∼8호선 148개 역사 중에서도 촬영장소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6호선 녹사평역. 화려한 외관으로 유명한 녹사평역은 전국 지하철역 중 가장 돈을 많이 들여 지은 역사로 알려져 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비롯해 각종 TV 드라마와 CF, 잡지촬영 장소로 활용돼 지난해 전체 촬영 460건 중 11.7%인 54건이 이 곳에서 이뤄졌다.
다음으로는 노천극장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원형계단과 지상에스컬레이터, 화려한 야간조명 등을 갖춘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이 24건으로 2위다. 영화제작사 등 촬영, 기획사가 밀집해 있는 청담 강남구청 학동 등 7호선 강남구간도 인기다.
▽일상생활의 상징〓이처럼 지하철이 촬영장소로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서울시 도시철도공사측은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시민생활의 일부로 깊숙이 자리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도시의 상징으로서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영상물을 제작하는 데 적합한 공간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도시철도공사는 “촬영장소를 제공하는 것도 일종의 문화사업이기 때문에 장소 제공비를 받지는 않으며 다만 심야에 기관사들이 촬영에 동원되면 시간외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상당한 부분만 실비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아기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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