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들은 대부분 여인의 누드화이다. 작품 속에서 여인은 관능과 욕망의 대상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흔히 보는 누드와는 다르다. 강렬한 톤의 원색에 대담하고 거친 듯한 붓의 터치, 여인을 클로즈업해 얼굴이나 몸의 일부가 화면 밖으로 잘려나간 그림은 색다르고 신선한 분위기를 전해준다.
관능미 또한 색다르다. 원색은 관능미를 부각시키지만 그가 거칠게 남긴 선의 흔적이 새로운 관능미를 연출한다. 곱고 순종적인 관능미가 아니라 힘이 넘치는 도전적인 관능미다. 화면 속에 조용히 갇혀있는 관능이 아니라 자유분방한 관능이다. 기존의 틀에 박힌 정적인 누드를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 미술평론가 성완경(인하대교수)는 이를 ‘자유의 에로티즘’이라 부르기도 한다. 처음엔 낯설지만 한 두번 더 들여다보면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02-730-5824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