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쯤 돈무앙 공항에 도착하십니다. 오늘은 ‘버자스 콩테 드 페’를 보고 싶다고 하시네요.”
“‘LV’죠? 러기지백을 맞출까 하는데, 원래 나온 사이즈보다 훨씬 더 큰 걸로…. ‘모노그램 플라워’보다는 ‘다미에’ 라인이면 좋겠어요.”
“일반 쇼핑객들과 마주치고 싶지 않은데요.”
7월 31일 오전 태국 방콕의 명품 쇼핑몰 ‘게이손’에 문을 연 루이뷔통 방콕 ‘글로벌 스토어’(의상 액세서리 등 루이뷔통의 모든 제품 매장)에는 이런 주문을 하는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인 ‘VIP살롱’ 시스템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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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뷔통이 겨냥하는 고객층은 황토색과 고동색이 바둑판 모양으로 교차되는 문양이 ‘다미에’임을, 프랑스어로 ‘요정 이야기의 가방’이란 뜻의 ‘버자스 콩테 드 페’가 빨간색 나비나 독버섯 등을 가방에 패치워크해 몽환적 느낌을 주는 제품임을 꿰고 있다. 루이뷔통 직원들처럼 브랜드 이름을 ‘LV’로 줄여 부르는 ‘정신적 마니아’임에 그치지 않는다. 가뿐하게 수백만원짜리 가방을 쇼핑백에 담을 수 있을 ‘실체적 마니아’다.
매장 한구석에 있어 ‘일반인’에게는 존재 자체가 눈에 띄지 않는 ‘VIP살롱’에서는 샴페인을 마시며 벽 한 쪽 대형 스크린을 통해 루이뷔통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다. 매장 직원과의 1 대 1 상담은 기본. 스크린을 보며 입어 보고 싶은 옷을 고르면 직원이 매장에서 옷에 맞는 액세서리와 신발까지 코디네이션해 ‘대령’한다. 더 은밀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직원이 물건을 싸들고 호텔방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VIP 살롱’은 루이뷔통 본사가 있는 프랑스에도 없고 이 브랜드 전 세계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일본에도 없다. 방콕 매장에 처음 생긴 것이다. ‘게이송’ 쇼핑몰의 루이뷔통 매장은 총 228평으로 루이뷔통 매장 중 아시아 최대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이 브랜드의 매출액 1∼3위인 홍콩 한국 대만이 아닌 4위국 태국에 시도한 데 대해 루이뷔통이 소속된 패션그룹 ‘LVMH’의 이브 카셀 회장은 “이곳이 아시아 관광 거점이 될 것이며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태국에서 루이뷔통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의 3분의 1은 태국인, 3분의 2는 외국 관광객으로 특히 일본 싱가포르의 ‘손 큰’ 손님들이 즐겨 찾는다.
방콕〓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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