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컨설팅회사인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8일 ‘선진형 자본시장 구축’을 위한 컨설팅 결과 증권거래소에 이렇게 주문했다.
BCG는 “한국의 시가총액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2%에 불과해 홍콩의 382%나 싱가포르의 168%에 뒤지는 것은 물론 중국(33%)에도 못 미친다”며 “비효율성을 없애 증시의 체질을 개선해야 아시아의 금융 중심국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04년 코스피 200 선물의 거래업무를 부산의 선물거래소로 옮기도록 결정했으며 거래소는 이에 반대해왔다. 따라서 증권거래소와 상반된 입장인 선물거래소는 BCG의 컨설팅 결과에 대해 즉각 “통합에 따른 시너지보다 독점의 폐해가 클 수 있으며 오히려 경쟁이 체질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다.
▽현황과 문제점〓시가총액은 91년 74조원에서 지난해 306조원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경제 규모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가 되려는 경쟁국에 비해 시가총액이 GDP와 비교할 때 턱없이 낮다는 것.
외국인의 직접투자 누적치도 GDP 대비 7.9%에 불과해 홍콩(83.5%) 싱가포르(87.7%) 중국(30.7%) 태국(19.8%)에 뒤졌다.
증시 안정에 필수적인 기관의 주식시장 참여도도 낮다. 기관들은 자산의 11%만 증권에 투자하고 있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32%에 크게 못미쳤다.
BCG는 “증권거래소 코스닥시장 선물거래소 등 3개의 시장으로 나뉘어 거래비용이 높고 중복투자가 적지 않다”면서 “인프라를 갖추면 자본시장의 물꼬가 열려 한국의 잠재력이 발휘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해결방안〓BCG는 회원제인 거래소를 주식회사로 바꾸고 3개의 분리된 시장을 완전히 통합하라고 제안했다. 효율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규제가 통합되고 감독도 쉽다는 것.
홍콩은 통합 전인 96∼99년에 비해 통합 후인 2000∼2001년 월평균 거래량이 39% 증가했으며 인력도 18% 감소해 효율성이 높아졌다.
BCG는 “개혁이 제대로 진행될 경우 2010년 시가총액은 현재의 5배를 넘는 1600조원에 이르고 운영비용은 15%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의 한 관계자는 “거래소가 통합되면 관리의 효율성은 다소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이는 국내 증시발전을 위한 미시적 주제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가계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 (단위:%) | ||||
스페인 | 51 | 독일 | 12 | |
미국 | 28 | 한국 | 8 |
국가별 기관투자자의 시가총액 비중 (단위:%) | ||||
영국 | 52 | 네덜란드 | 21 | |
미국 | 50 | 한국 |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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