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海風 대신 코리아 女風

  • 입력 2002년 8월 9일 17시 14분


‘링크스코스에서는 날씨가 좋을 때 타수를 줄여놓아야 승산이 있다’고 한다.

나흘동안 경기를 치르다 보면 변화무쌍한 ‘해변날씨’ 때문에 적어도 하루 이틀은 혹독한 시련을 겪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박세리(테일러메이드)와 김미현(KTF)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박세리가 2002브리티스여자오픈 1라운드 10번홀에서 호쾌한 드라이버티샷을 날린 뒤 특유의 완벽한 피니시 자세로 타구방향을 지켜보고 있다. 턴베리로이터뉴시스

9일 새벽(한국시간)까지 스코틀랜드 턴베리GC(파72·6479야드)에서 벌어진 2002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150만달러) 첫 라운드.

염려했던 거친 바닷바람은 불지 않았고 날씨도 화창했다. 게다가 대회주최측은 대부분의 홀컵 위치를 공략하기 수월한 그린중앙에 배치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박세리는 정교한 아이언샷을 구사하며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로 선전, 공동 3위를 마크했다. 그는 경기직후 인터뷰에서 “98년에는 솔직히 링크스코스를 어떻게 공략하는지 몰랐다”며 “그로부터 몇년이 지나 내 실력도 많이 늘었고 갖가지 종류의 코스공략법도 익혔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3개대회 연속 우승 겸 생애 첫 메이저타이틀에 도전하는 김미현도 자유자재로 장기인 페어웨이우드샷을 구사하며 공동 7위(4언더파 68타)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반면 박세리와 같은 조로 맞대결을 벌였던 ‘최강’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1오버파 73타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링크스코스에 약점에 지닌 소렌스탐으로서는 평온한 날씨속에 치러진 첫 라운드에서 언더파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한편 올 21세의 ‘겁없는 신예’ 캔디 쿵(대만)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내며 ‘깜짝 선두’에 나섰다. 하지만 쿵보다 더 신경쓰이는 선수는 단독 2위(6언더파 66타)를 마크한 캐리 웹(호주).

오랜만에 첫 라운드에서 상위권에 포진한 웹이 이날 보여준 퍼팅감각을 계속 유지한다면 박세리의 대회 2연패와 김미현의 3개대회 연속 우승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나머지 ‘한국낭자군단’은 첫 날 기대에 못 미쳤다.

박지은(이화여대)은 1번홀 트리플보기에 이어 2번홀 더블보기 등 초반 2개홀에서 5타를 까먹으며 고전한 끝에 1오버파 73타를 기록, 장정(지누스) 소렌스탐 등과 함께 공동 65위에 랭크됐다. ‘공동65위’는 바로 2라운드에서 본선진출자를 가리는 이번 대회의 커트라인.

한편 호주에서 주니어시절을 보내 ‘링크스코스’에 강점을 지닌 박희정(CJ39쇼핑)은 더블보기 1개와 보기 3개, 버디 3개로 2오버파 74타(공동 86위)를 마크, 컷오프 위기에 몰렸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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