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하늘 아래 ‘한지붕 두가족’인 두산과 LG는 프로 초창기 해태와 롯데만큼이나 흥행의 보증수표. 팀당 평균관중이 1만여명. 두팀이 붙었을 경우 1만5000명을 훨씬 넘어선다.
그런데 시즌 초반에 LG가 극심한 부진을 보인데다 최근 두산이 하락세를 보여 야구장은 한마디로 텅 비었다. 게다가 월드컵 4강을 틈타 프로축구가 한껏 인기를 타는 바람에 팬을 더욱 뺏겨야 했다.
후반기들어 9연패의 나락에 빠졌던 두산은 최근 2연승을 달리며 다시 2위 탈환을 위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1일 한화전에서 그동안 침묵하던 타선이 폭발해 연패의 사슬을 끊은 두산은 4일 롯데전에서 선발 레스가 시즌 13승을 거두며 팀분위기를 한껏 띄워줘 상승세로 돌아섰다.
아직 선두타자 정수근과 중심타선의 심재학 우즈가 주춤하고 있지만 김동주와 장원진, 강봉규가 제몫을 해주고 있다. 게다가 최근 안경현과 김민호의 방망이도 살아나고 있다. 그동안 터져야 할 때 터지지 않던 타선이 제때 터져주고 있는 것.
흔들리던 투수진도 안정을 찾았다. 한달동안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던 레스가 13승으로 다승 단독선두로 올라선데다 박명환도 8일 SK전에서 3연패에서 탈피하며 시즌 9승째를 올렸다. 마무리 진필중도 믿음직한 투구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도 달라졌다. 시즌 초반 공수에서 극심한 무기력증을 보이던 LG가 유지현과 이상훈의 복귀로 활력을 얻고 있다.
타선은 유지현이 이끌고 있다. ‘꾀돌이’ 유지현은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로 개막후 50여일이 지나서 그라운드에 나섰지만 5,6월 동안은 헛방망이질을 일삼았다. 그러나 7월부터 고감도 타격감과 뛰어난 선구안, 그리고 빠른 발로 선두타자로 팀의 공격 선봉을 이끌기 시작했다. 이달들어선 18타수 7안타의 불방망이로 팀의 3연승을 주도 했다. 신인 박용택과 이병규의 방망이도 제몫을 해주고 있다.
마운드에선 이상훈이 듬직히 지켜줬다. 미국생활을 마감하고 5월 복귀한 이상훈은 8, 9회까지만 리드를 지켜주면 어김없이 등판해 승리를 지켰다. ‘서울 라이벌’ 두산과 LG. 과연 포스트시즌의 흥행카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